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망샘 Dec 05. 2018

[퇴사하고 세계여행] 규칙적인 삶

(D+11, 치앙마이) 두번째 올드타운, 선셋요가


2018. 11. 11

퇴사하고 세계여행 D+11

in Chiangmai





[그녀의 시선]


아침부터 빨래를 하고 현지인들만 가는 로컬 길가 식당에 앉아 함께 아침을 먹었다. 오토바이를 타고와 길가에 잠시 주차해놓고 이곳에서 밥과 국, 반찬을 사고 가는 타이인들 사이에서 아침을 먹으니 입맛에 맞진 않아도 그저 즐겁다.


님만해민에 있는 Baristro라는 예쁜 카페에가서 말레이시아로 가는 비행기 티켓까지 샀다. 홍콩-끄라비-미얀마-말레이시아 까지, 12월은 이동이 많은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더 많이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며칠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드디어 날이 개어 다시 치앙마이가 예뻐졌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날이 개자마자 에너지가 솟아나 내친김에 자전거를 타고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처음 올드타운에 자전거를 타고 갔을 때 역주행도 하고, 중앙차선으로까지 달리는 둥 목숨을 내놓고 자전거를 타야하는 도로환경에 혀를 내둘렀는데 제 발로 이틀만에 다시 가다니. 날씨와 호르몬은 이렇게나 무섭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명한 블루누들 고기국수를 먹고, 왓프라싱을 구경하고 공원에서 열리는 무료 선셋요가 클래스를 들었다.




선생님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지는 무료 요가클래스에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 뉴욕에서 포토그래퍼라는 멋진 선생님의 시퀀스는 무리가 없이 자연스러웠다. 비록 모기가 가끔씩 집중을 흐트렸지만 내가 공원의 초록으로 물드는 시간은 잊지못할 값진 경험이었다. 요가를 끝내고 뿌듯한 마음으로 선데이마켓 야시장까지 구경하며 샌들도 남편이 방콕에서 산 절반 가격에 득템했다. 다시 힘들고 어렵게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트에 들려 장을 봐왔다. 하루의 마무리는 숙소에서 끓여먹는 육개장 사발면. 라면이 이렇게 맛있는 여행 11일차도 끝났다.



[그의 시선] 규칙적인 삶


예술과 규칙적인 삶은 상반된 듯 보인다. 예술은 우리네의 평범한 일상을 벗어난 어떤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예술가는 규칙적인 삶과는 정반대의, 파티를 즐기고 쾌락을 추구할 것만 같다. 극단의 쾌락속에 깨닫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규칙적인 삶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의 원고를 작성하는 것)이 자신이 소설가로서 성공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삶에 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는 불규칙한 생활 속에 오는 깨달음이 본인의 예술성의 원천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규칙적인 삶 속에서 오는 꾸준함이 예술성의 원천일 수도 있다.


예술가는 하나의 직업일 뿐,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직업마다 필요로하는 자질이 다르긴 하지만, 그 자질을 획득하는 개인에게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는 규칙적인 삶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반적으로 보기엔) 불규칙적인 삶이 정답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이 정답인지를 찾는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다.

나는 규칙적이고 계획적인 걸 좋아한다. 퇴사를 하고 여행을 떠나왔지만 아침 7시면 눈이 떠지고 밤 11시면 잠자리에 든다.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게 좋고, 무엇이든 정돈되어 있고 계획되어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당신은 어떤 삶이 편한가?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하고 세계여행] 하루 24시간을 소유한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