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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Dec 06. 2018

[퇴사하고 세계여행]사진을 찍고 핫플에 간다는 것

(D+12, Chiangmai)너와 나의 온도 차이


2018.11.12 퇴사하고 세계여행 D+12,

in Chiangmai




[그녀의 시선] 사진을 찍고 핫플에 간다는 것


아침에 요가를 하지않고 반캉왓에 갔다. 인스타그램을 예쁘게 꾸며줄 수 있는 인생샷으로 유명한 카페 No.39에 왔다. 부지런히 간 덕에 제일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치앙마이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곳 답게 이 외진 곳까지 와서 결혼사진을 찍는 중국인 커플부터 우정스냅사진을 찍는 사람들까지, 수없이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로 가득해졌다. 맛은 그저그렇고 비싼 가격을 받는 카페를 나와 간 레스토랑은 네비어 리뷰가 없어 반신반의하며 갔지만 기대이상이었다.



남들에게 좋아보이는 것만 하면 그건 우리 인생에게 잘못하는 걸수도 있겠다. 남들이 좋아할 사진을 찍기위해 핫플레이스에 가는 것이 여행은 아니다. 숙소에서 미드를 보다 자전거를 타고 요가를하고, 비오는 치앙마이가 아름답진 않았지만 이렇게 우리만의 속도로 채워나가는 여행은 참 행복하다.




[그의 시선] 너와 나의 온도 차이


나는 몸에 열이 많아 더위를 잘 참지 못한다. (하지만 겨울에는 추위도 잘타니 몸이 그냥 약한 체질일 수도 있겠다싶다.) 겨울철 출근길에 지하철을 탈 때면, 밖은 추운데 전동차 안은 더워서 늘 땀을 흘리던 기억이 난다. 목동에서 여의도역까지 10분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서울메트로 고객센터에 에어컨 좀 틀어달라고 몇 번을 전화했는지 모른다. (고객센터에 전화 후 약 2정거장 지날때쯤 기관사님의 방송과 함께 에어컨이 나올때의 성취감이란.) 반대로 와이프는 더위를 덜 탄다. 오히려 더위보다는 에어컨 바람이 얼굴로 오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우리가 버스를 같이 탈 때면 늘 에어컨 나오는 구멍 2개는 나를 향하도록 했다.


이곳 치앙마이는 아침에는 조금 선선하다 햇빛이 비추는 낮이면 28도-30도 정도로 덥다. 그늘에 앉아 있으면 선선한데, 햇빛은 여전히 덥다. 덕분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주는 카페에 있다가 밖으로 나올때면 그 온도차가 심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우리가 한 달간 지내고 있는 방은 전망도 좋고, 동향이라 아침에 해도 들어오고 새 소리에 눈이 떠지는 참 좋은 콘도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부 바람이 베란다에서 방으로 잘 안들어온다. 베란다 문을 열어도 바람이 방 안으로 잘 안들어와 나는 늘 더위를 호소하는 중이다.


더위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에어컨이다. 그런데 이놈의 에어컨 바람이 침대 머리맡으로 바로 내려오는 구조라 직빵으로 바람을 맞는게 싫은 와이프는 에어컨 켜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늘 적정선에서 타협을 하곤 하는데, 잠자기 전까지 에어컨을 틀다 자기 전에 끄는 식이다.




비단 온도만이 아니다. 점심으로는 무엇을 먹을지, 점심값만큼 나오는 카페에 가야하는지, 자전거를 타고 나갈지, 그랩을 부를지, 우리 콘도를 청소해주는 분들에게 팁을 남겨야 하는지, 우리가 내리는 매일 매일의 의사결정에서 나와 와이프는 의견이 일치하기도 하고, 서로 다르기도 하다.


누구보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와, 더위보다 에어컨 바람이 더 참기 힘든 그대. 우리는 매일 그렇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위해 한 발짝 양보하며 알콩달콩 여행을 하고 있다.


오늘도 자기 전에는 에어컨을 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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