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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일기

[퇴사D-255]누구나 한 번쯤은 회사를 떠나야 한다.

가만히 있는 것에 익숙해진다

by 망샘

초등학생때부터 10년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가야지
열심히 스펙쌓아서 좋은 회사 가야지


그렇게 수능이 끝나고 들어간 대학교에서는 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어학연수, 자격증 등 스펙을 쌓느라 또 다시 부모님 등골을 빼먹고, 기어이 좋은 회사 갔더니 또 끊이지 않는 잔소리가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결혼은 언제 할 거냐


결혼했더니 잔소리가 메가톤급이다. 이제 남편 얼굴도 본 적없는 사람들까지 내 남편의 안위를 물어보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아기는 언제 낳니
집은 언제 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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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는 남들의 오지랖은 우리의 멘탈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었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살면서 버티다보면 회사에서 승진도 하지만 결국에는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인 퇴사'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 인생공식이다.





대팽창의 시대는 끝나고 공급 과잉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제가 무너지고 지금 바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소비가 득세한다.

『트렌드코리아2018』p31



지금 회사에 리더급으로 있는 분들이 일했던 90년대~2000년 초에는 호황인 경제때문에 그냥 눈만 뜨고 있어도 두 자릿수씩 성장했다. 30대에 이미 리더가 된 그들은 외부 환경덕분에 너무도 쉽게 성장을 했기 때문에 죽어라해도 될까말까한 지금 세대에게 '내가 다 해봤는데 그거 안돼'라는 발언을 일삼는 꼰대가 되어있다. 모든 영광과 베네핏을 누렸던 그들과는 달리 요즘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대 젊은이들에게는 그들의 성공신화는 언강생심이다.


이미 성장이 끝난 회사는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 성장동력을 찾지만 그마저도 여의치않자 비용절감, 가격인상을 통해 성장하려고 한다. 당연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건비를 줄이고,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만 해도 리더가 되던 시대를 바라는 건 언강생심. 게다가 과거의 영광에 취해있는 꼰대들을 버텨봤자 남는 건 퇴사뿐이다.



어차피 떠나야할 회사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새로운 삶에 도전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현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게 생각처럼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오히려 퇴사 시점을 내가 먼저 정하는게 미래에 대한 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가만히 중간만해도 꼬박꼬박 월급을 받고 쏠쏠하게 받던 복지혜택을 포기하고 나가기에는 우리의 미래가 너무 불안하다. 그래서 퇴사하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과연 박차고 나가도 후회하지 않고 잘 살 수 있을 것인지 그 답을 찾고 싶었다. 때마침 정은길 작가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다.




게다가 타의에 의해 회사를 떠났을지라도 실제로 굶어 죽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내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것들을 반드시 놓아주어야만 신세계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새로운 일을 하려 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도전 그 자체라기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놓아주는 일이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더 좋은 걸 만져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우리는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려 하기보단, 회사가 망해도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탁월한 방법은?
번듯한 직장을 구하는 데 썼던 시간의 일부만이라도 스스로를 공부하는 데 쓰는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정은길, p46, p52. p55


-나는 더 이상 여행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정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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