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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Dec 13. 2018

[퇴사하고 세계여행]초록으로 기억될 도시에서의 화양연화

(D+18, 치앙마이) 루틴의 중요성

2018.11.18

퇴사하고 세계여행 D+18, in Chiangmai



[그의 시선] Ritual, 루틴의 중요성


일요일 아침이었지만 6시반에 눈이 떠졌다. 그렇게 일찍 시작된 나의 하루는 코인빨래방에 가서 빨래를 돌리고, 반캉왓 Sunday Market을 갔다가 카페 2곳을 탐방(?)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에 돌아오니 저녁5시. 조금은 피곤하지만 매일 운동하기로한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씻지 않고 잠시 침대에 누웠다.

1시간쯤 쉬고 난 뒤, 30분 정도만 운동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 하루는 쉬어도 돼"라는 악마의 목소리와 "몸을 풀고나면 개운해질거야"라는 천사의 목소리.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방 한켠에 메트를 깔고, 타임랩스를 찍기위한 삼각대를 설치했다. 그리고 나서 늘 하던대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몸을 풀기 시작했다.

목 스트레칭에서 시작해, 어깨와 가슴근육을 푼 뒤, 정거근 운동을 한다. 정거근과 코어를 단련한 후에는 하체 스트레칭으로 전굴, 후굴, 측굴을 통해 골반과 햄스트림을 차례로 풀어준다. 마지막 마무리로는 Head Stand 연습. 세계여행을 시작한 후, 헬스장을 가기 어려울 때 한 평정도의 공간에서 몸을 풀기위해 내가 정한 루틴인데, 저렇게 몸을 풀다보면 약 30~40분 정도가 소요된다. 처음 목 스트레칭 할 때는 무거웠던 몸도, 30분 정도 풀고나면 아주 개운하다.



팀 페리스의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많은 이들이 하루의 시작을 '명상'으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메이슨 커리가 쓴 책 <리츄얼>에서는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루는데, 일상에서 반복되는 의식적인 행동은 우리가 우리의 내면을 자기에게 집중하여 더 큰 일의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반복적인 행위를 하다 보면 행위 자체가 아니라 내면에 집중하게 된다. 아쉬탕가 요가를 수련할 때 동작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동작들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몸이 아닌 내면에 집중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다. 삶에 일정한 순간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다면,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보자. 어느샌가 집중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그녀의 시선] 초록색으로 기억될 치앙마이


메밀꽃부부와 함께 한 하루. 덕분에 숨은 맛집들도 갈 수 있어 오늘도 좋았다.

눈만 돌리면 온통 녹음으로 드리워진 풍경,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훗날 치앙마이를 떠올린다면 ‘초록’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온통이 푸른 이 도시에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먹고 싶은 건 다 먹고, 하고 싶은 것만 해도되는 지금이 내 인생의 호시절이자 화양연화이다.


늘 감사한 치앙마이 열세번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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