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첫날 자그레브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서는 순간 보였던 파란색의 기차 같은 트램은 내가 유럽에 왔다는 걸 강렬하게 알려주듯이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한국에서는 지하철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도로 위를 달리는 트램은 본적도 타본 적도 없는지라 오히려 궁금했는데, 마침 자그레브의 트램은 파란 색상이라 그런지 유럽의 어느 건물들보다 이색적이게 다가왔다.
유럽에서는 트램이라는 교통수단이 흔하다고 하면서 '너도 이제 많이 타게 될 거야'라고 인사를 하듯이 트램은 나의 시야 바로 앞을 지나갔다.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보통 버스보다도 트램을 많이 이용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과 비슷한 교통수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트램을 타기 위해서는 TISAK(티삭)이라는 곳에서 표를 구매하거나 기사에게 구매할 수 있는데, 기사에게 구매하면 약 2배 정도는 비싸고, 트램을 탑승할 때 종이에 날짜를 찍은 뒤 타면 된다고 했다.
트램을 타기 위해 표를 구입해서 장을 보러 마켓을 가려고 했기에 트램을 타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도 표를 찍거나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보기에도 무임승차에 가까웠다.
혹시 티켓을 살 때 이미 찍혔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승차권 없이 트램을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관광객들도 그냥 그렇게 타고 다니는 거라며 우스갯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렇지만 한 번씩 검표를 하는데, 운이 안 좋아서 걸리면 100유로라여기는 벌금은 봐주고 이런 게 없으니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는 없지만 유럽에는 많은 나라들이 교통수단을 트램으로 이용하는데, 지상철에 가까워 도로 위에는 운전자, 보행자, 트램이 신호에 따라서 이리저리 나름의 질서가 있다는 것이었고, 유럽은 정말 사람먼저인 도시인지라 사람이 길을 건너려고만 하면 무조건 차를 세워준다.
운전을 잘하지 못하는 내가 운전하기에는 최악의 상황이 아닐까 싶었던 크로아티아의 도로사정은 보기만 했을땐 아주 평화롭고 경적이 하나없이 조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