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포레스트 : EP2. 더 비기닝

by 하은

태백의 2일 차 아침이 밝아왔다.


눈을 뜨자마자 서울의 집과는 또 다른 풍경에 태백에 왔다는 걸 상기했다.


비몽사몽으로 아직은 여기가 서울인지 태백인지 구분이 가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 때의 공기의 시원함은 달랐다.


태백은 강원도에서도 고도가 높은 편에 속하고, 산에 둘러싸여 있지만 하늘과 가까워서 그런지 햇빛이 강하고, 시원한 바람과 공기가 여긴 태백이야 하고 아침인사를 해주는 듯했다.



실제로 여름에도 굉장히 시원한 편에 속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태백의 첫 아침은 비가 예보되어 있었기에 공기는 차갑고 매서웠다.


왜 이렇게 내 생각보다 하늘은 맑은지 고도가 높아서 하늘 이 가까워서 그런가 강원도라서 그런가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시원한 태백의 아침은 너무 고요했고, 서울과 다르게 공기가 상쾌해서 웃음이 났다.


일찍 일어난 김에 어제 못 돌아봤던 무브노드 근처동네를 기분 좋게 아침산책을 했다.


서울에서 이렇게 한여름 아침시간에 산책하면 10분만 나가도 땀이 주르륵 나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리저리 치이고 잠깐 생각만 했는데도 질려서 고개를 내저었다.


사람보다 자연이 더 많은듯한 태백의 아침을 느끼자니 서울의 아침과는 너무나도 다른 태백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던 아침이었다.



동네 산책을 하다 보니 시골의 정겨움이 느껴졌다.

풍경은 태백이 시골이었지만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미어캣처럼 다니는 게 서울촌년이라는 단어가 딱 맞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지나가는 버스 그리고 예스러운 시골집까지 신기하고, 관심이 가지 않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러고는 오늘 아침산책의 목적지인 30분 정도 걸어가면 있는 장성시내에 가서 태백에서 유명한 빵집 ‘플레인’에 도착했다.


이 빵집은 10시에 오픈하나 12시 전에 솔드아웃이 된다고 해서 서울에서도 하지 않던 오픈런을 하게 되었다. 10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 흔쾌히 들어오라고 해주셨고, 인사를 나누며 빵을 골라서 나왔다.


태백 사람들이 정이 많은 건지 친절한 건지 아직 모르겠으나 정겹게 맞아주시던 사장님 부부가 괜스레 정감 가고 좋았다. 물론 빵을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고, 오늘 이후로 첫 단골집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곳이었다.



오후에 북바인딩 클래스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재밌겠다는 생각도 잠시 손재주가 너무 없던 나는 손으로 만드는 것들을 할 때면 늘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 투성이가 되었고, 이번 북바인딩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더 걱정이 되었다.


책을 바느질해서 만든다는 게 손재주가 없는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었는데, 생애 첫 북바인딩을 3시간 동안 진지하게 하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생각 그리고 완성품을 만들었다는 작은 성취감까지 생겼다.


거기에다가 태백에서 낙서나 기록을 할 수 있는 메모장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에 나만의 느낌으로 온전히 태백살이를 하는 동안 채워나가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백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는 일정이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하루에 일정 1개 많으면 2개 정도였는데, 그 정도가 태백생활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듯했고, 그 외에 시간은 자유시간이었다.


아무래도 태백살이를 하는 동안 도시에는 없는 여유로움과 몸과 마음을 쉬게 하면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듯했다.


제대로 태백을 느낄 준비가 되어가는 2일 차의 밤은 시골이라 그런지 아주 고요했고, 그래서 매력 있는 태백의 밤을 기억하는 2일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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