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포레스트 : EP3. 사람은 적응의 동물

by 하은

조금은 자연스러워진 태백의 3일차 아침이 밝아왔다.


난 어느 때보다 부지런한 삶을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나 룸메이트가 된 사람들 중에서 내가 제일 꼴찌로 일어났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호기롭게 이 정도면 부지런하게 일어낫겠지 싶었는데, 막상 일어나 보니 꼴찌라니 좀 더 태백에서는 부지런해져야 하는구나 싶었다.




태백살이는 처음인지라 아침에 산책할 겸 해서 장성시내로 걸어가기로 했고, 어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걸어가면서 만난 태백의 우물들을 담아놓은 물의 기억 전시관 그리고 문득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 담장의 벽화들까지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부분들이 담겨있었다.


몰랐지만 저 우물의 기억 전시 사진들은 어제 방문한 빵집 '플레인'의 사장님이 직접 찍으신 작품들이라고 해서 오히려 좀 더 반가웠다.


태백은 가운데 놀기 좋아 보이는 하천이 중간에 흐르고 있는데, 처음에 봤을 때 여름에 너무 시원하고 좋겠다 싶어서 태백사람들은 좋겠다 싶었다.


3일차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들어가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태백에서 흐르는 저 하천은 중금속에 오염이 되어있어서 태백사람들은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끔 들어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그건 전부 나 같은 외지인이라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원효대사 해골물 마냥 물이 그렇게 탁해 보일 수 없었다.




장성 시내로 나가서 오늘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는 나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태백 장성 사람들만 다닌다는 장성의 복지관내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등록했다.

지도에는 나오지 않지만 태백시민들은 다 안다는 그런 헬스장 직접 가서 1개월은 4만 원이고, 일일권은 3천 원이라 언제든지 가서 헬스를 할 수 있는 곳, 기구는 당연히 서울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좋지 않을 수 있으나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헬스장이 있는 것에 감사하며 운동을 시작했다.


모처럼 운동을 마치고 나오니 하늘이 먹구름이 가득했고, 태백에서 처음 맞이하는 비라니 어쩐지 태백의 날씨와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아무리 강원도라지만 한여름인데 이렇게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 마냥 추울 수 있는 일인가 싶을 만큼 공기가 시원하다 못해 차갑기까지 했다.




강원도에서 아마 처음 맞이하는 태풍인지라 주변의 지인들은 걱정하는 듯했지만 난 여전히 여유로운 태백의 풍경과 일상이었고, 제법 흥미로운 날씨였던 것 같다.


아직 비가 오지도 않지만 새벽이나 내일에 다가올 태풍이 어느 경로로 올지 아직은 알 수는 없으나 여전히 나는 태백에 있고, 태풍은 올 테니까 그 사실을 받아들이자 생각하니 오히려 태백에서 태풍을 경험할 수 있다니 오히려 즐거운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태풍이 오고 있는데도, 여유롭게 커피 한잔을 하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모습이 서울에서와는 꽤나 낯설게 느껴지는 건 아무래도 서울에서 없는 여유 때문인가 보다.


누군가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그 말이 딱 맞는 게 매일 무브노드가 있는 하장성이라는 동네를 산책하는데, 처음에 길을 헤매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시골이라 무섭기도 했는데, 3일이 된 지금은 너무 익숙하게 돌아다니고 동네 어르신들과 친숙하게 인사를 건넨다.


그러고 무브노드로 돌아왔을 때, 숙소에 왔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놓이는 걸 보면 정말 하루하루 태백살이에 적응해 나가는 게 놀람이 느껴지던 3일차 태백살이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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