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포레스트 : EP1. 강원도 태백살이는 처음이라
강원도 태백의 맛
강원도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강릉, 양양, 속초, 평창 정도가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중에서 강원도 태백이라는 도시는 예전 한국지리에서 배웠을 때 말고는 딱히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곳이라 더 흥미로웠고, 태백 청년마을에서 글쓰기에 관한 2주살이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되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막막하고, 어떻게 가야 할지부터 걱정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태백은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다.
태백은 거리가 서울에서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라 같은 3시간이면 이왕 강원도로 가는 거 강릉이나 양양에 바다를 보면서 핫플을 즐기러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발길을 돌렸던게 생각났다.
서울에서 태백으로 가는 방법은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는 것인데, 나는 버스와 기차 중에 조금 더 시간은 걸리지만 기차여행이라는 낭만이 있는 무궁화호를 선택했다.
KTX나 SRT가 편한 요즘 무궁화호는 정말 오랜만에 타는 터라 옛 추억과 설렘을 안고 청량리역에서 태백으로 출발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기차를 타고 설렘도 잠시 드디어 간다라는 사실에 긴장이 풀려서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2시간이 지나있었다.
얼마나 남았나 어플을 켜서 확인을 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히 보통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타면 버스보다 제시간에 도착할 확률이 높고, 그래서 다들 바쁜 출퇴근 시간은 무조건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태백의 무궁화호는 그렇지 않았다.
이럴 수가 차라리 버스라면 밀리지 않았을 텐데 무궁화호는 원래 연착이 자주 되고, 날씨가 기온이 올라도 선로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태백으로 가는 길에 알게 되었다.
그렇게 연착이 되어서 4시간을 넘게 달려서 도착한 태백역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도시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엄청 시골도 아닌 느낌이었다.
게다가 내가 생활할 태백 장성은 태백역에서도 차로 30분을 더 들어와야 하는 곳이었고, 시내보다는 시골에 좀 더 가까운 모습가운데, 하장성에 있는 무브노드라는 광광스토리지라는 청년마을이었기 때문에 택시를 타야 했다.
무궁화호의 연착으로 지각생이 된 나는 짐을 들고 급하게 무브노드에 도착해서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나를 반기는 건 누룽지라는 강아지였다.
나를 보며 짖던 강아지에 깜짝 놀랐는데, 원래 처음 보는 사람을 보면 짖는다는 사전안내에 좀 더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누룽지의 환대에 정신을 못 차리다가 그 뒤로 보이는 태백 청년마을 광광스토리지 사람들 그리고 늦었다는 사실을 상기했다.
무궁화호의 연착으로 인해서 늦은 거지만 그래도 괜스레 시작시간에 도착하지 못한게 마음에 걸렸는데, 아주 유쾌하게 반겨주시고, 간단한 저녁식사까지 가족 같은 분위기와 처음의 어색함 속에서 미소만 유지했다.
그러고는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정말 태백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지낼 룸메이트들과의 어색한 자기소개와 자그마한 담소를 나누고, 일찍 마무리하는 태백의 첫날.
아직은 태백이 어떤지 잘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2주가 어떨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3 시간 넘는 거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왔구나라는 생각에 숨통이 트이는 첫날밤이었다.
태백의 첫맛은 꽤나 달콤한 듯 걱정도 없이 설렘을 증폭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