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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Jan 18. 2022

내 속의 카니보어

rev 1

묵은 침묵이 피를 당기면

부어 오른 기억 중 큰 것 하나 끌어낸다


따뜻했던 피멍부터 앞니로 썰어 넣고

송곳니로 찢어서 어금니로 짓이긴  피와 살점들

꾸역꾸역 삼키고 싶다


실신하듯 쏟아지는 잠처럼 흐르던

뜨거웠던 죽음이여

씹히는 고통을 마취하지 마라


부릅뜨며 악문 나의 씹는 소름은

정수리 머리털을 뻣뻣이 세운다


아파라

그대

많이 아파라


그렇게 아프라고

모질게 씹고 싶다


그대 내 입 속에

잘근잘근 아파라


눈물이 피가 되게

잘근잘근 아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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