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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Jan 19. 2022

눈 섬광

phosphene, the closed eye vision

섬광을 삼킨 눈을 감아본다


핏빛의 솜뭉치들

검푸른 구름에 붙잡혀 떠다닌다


칠흑의 흑무黑霧가

검붉은 구름들을 모두 삼켜버리기 전에

엄지로 눈꺼풀을 힘껏 눌러본다


검은 안개에 삼켜지던 구름들

옅은 섬광에 녹아들며

선홍으로 다시 자리를 튼다


눈꺼풀 속 무한공간

어두운 하늘과 바다의 항해


간헐천 분출 같은 태양의 수혈들이 

언젠가 멈추리란 오멘 두려움이지만


우주와 나를 갈라놓던 생각의 구름들

이불처럼 잠시 포근하다


언젠가 눈꺼풀이 영원히 봉인되고

돌아오지 않을 무한의 항해를 떠날 것이다


태양의 수혈이 없다 해도

두려움 없이

포근함도 없이

돛을 올릴 것이다



Bar Harbor에서

Maine

July 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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