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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Feb 11. 2022

스물넷에 떠났다

입사 3개월 차, 24살 발전소 하청노동자의 협착사고 뉴스가 있었던 날

사람으로 와서

사랑으로 컸고

희망으로 살았고

행복하고 싶었다


그냥 지나는 거리의

그냥 기억나지 않는

그냥 많은 스물넷들 중 하나였다


노동자가 되었고

비정규직이 되었고

야간근무였고

혼자 벨트를 점검했던 스물넷


위험하다고 소리쳐줄 비정규 입도

빨려 들기 전에 붙잡아 줄 비정규 손도

달려가 기계를 꺼줄 비정규 다리도

..

그 아무개의 아무것도

어느 개새끼의 주머니에선 나오지 못했다


자본이 되었고

헐값에 치러졌고

치부를 위해 가려지고

거대한 위선의 눈에게 외면된 스물넷


잘린 목의 충혈된 눈

마지막 껌뻑임에 들어간 석탄가루들

검은 하늘의 별이 되었다


비정규도

외면도

위선들 없는 별로

이 땅의 미련들은 묻고 가시라


그대의 마지막 석탄이 타서 만든

이 밤의 전구 빛

스물넷의 마지막 길을 붉게 밝힌다




Photo by Snapwire from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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