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ul 30. 2019

한해의 극 점 여름,
빌라 발비아넬로의 추억

계절마다 그 극이 있어 아름다운 - 



  -빌라 발 비아넬로,빌라 카를로타 Lago Como의 풍경을 더 아름답게 

   해주었던 뜨거운 여름을 기억하며


해마다 7월말 8월초가 되면 머리가 빠지게 뜨거운 


태양아래 들판을 간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풀잎을 흔드는 바람과 살짝 

초록의 퇴색을 예고하는 노르스름한 빛을 보게된다,

낮이면 이글거리는 대지, 

밤이면 고즈넉이 조금씩 더위를 식히며 

대지의 열매들을 

단단히 채우는 시간, 

그렇게 잠시 마지막 사랑을 불태워 

절정에 이르듯

한해의 중심을 작열하며 태우는 그 여름이 있어 좋다.


진짜 뜨거운 것을 진하게 맛보고 

그리고 조금씩 식어가며 

다시  냉냉한 겨울을 견디게 하는 핵을 가슴에 품게 한다. 


거꾸로 손가락을 세며 하나씩 날짜를 지워가며 다가 오는 가을을 기다린다.

 이여름이 지난 뒤에 오는 

들판의  황금 곡식과 과수 나무의 뚝뚝 떨어지는 단 과육은 

얼마나 황홀한가 .


그리고 그 풍성한 결실의 계절 후에 

색을 불태워  찬란하게 소멸하는 가을 단풍 위로 떨어지는 흰 눈,

그 하얀 솜이불을 덮고 포근한 긴 잠에 빠지는

 대지와 풀, 꽃 나무들... 


이 계절의 극점에 마주하는 아름다움들 속에 

이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있다

땡볕이어서, 뜨거워서 더 황홀해지는 수심깊은 호수

찬 계곡의  목욕,

산정의 바람,

 대청마루에 누워 즐기는 낮잠..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들....  

각각의 계절로 마주하는 아름다운 것들 

 그 안에 가장 뜨거운 여름. 그 여름의 초극을 맞이 할 보름간의 시간을 

이 한밤, 서늘한 밤공기 속에 손님처럼 맞아 불러 들인다.

2019년 여름 

매거진의 이전글 예술로 재창조하는 도시 공간과 문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