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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ul 30. 2021

꽃의 시간 설계
여름정원 디자인과 플랜팅

선도 잘빠지고, 얼굴도 이쁘고, 사진도 잘나오는 플랜팅 중심의 정원 

희안해요 

제겐 너무나 익숙한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정원을 보며 몇가지 반복된 패턴을 찾았습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패턴을 저는 자연스레 지키고 있었지요


첫째,땅 높낮이에 무척 집착합니다 

둘째,선이 잘 빠져야 합니다. 구도법 기본 원칙 선을  거의 맹신합니다 

셋째,구조물 어지간하면 안두고, 풀밭으로 갑니다.

넷째,풀과 꽃, 잎의 결 - Texture에 무척 집착합니다 

다섯째,색을 파스텔과 차가운 톤으로 통제합니다. 

여섯째, 화단 에지나 테두리 안하고, 식물들끼리 5 Level ~ 7Level의 레이어를 두어

           바닥 면까지 풀꽃으로 한 덩어리가 되게 합니다. 1,2년 지나면 자연스런 풍경이 됩니다

일곱째, 수형좋은 나무와 야생화 무리의 모듈로 원경, 중경, 근경을 만듭니다. 

여덟째, 자기들끼리 스카이라인, 구조를 짜서 한몸인 듯 보이게 합니다

아홉째, 겸손한 주연과, 아름다운 조연의 조화를 살립니다.

           겸손한 주연은 구조, 형태 전체 스타일은 아름다우나 심플하고, 

           아름다운 조연은 - 구조 아래, 살을 채우는 디테일이 에지있고 야무진 것이죠 . 

결국 이로 인해 드러난 정원 느낌은, "자연스럽지만 겸손하고 우아하며 퍽 아름다운 그래서 최상의 예와 존중으로 오신 분들을 품으로 맞아 들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핑그르 눈시울을 붉힙니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무척 공을 들입니다. 앉아 있는 자리에 따라 창문 프레임으로 들어오는 풍경을 만듭니다.액자 하나에 한 폭 그림 하나.. 그랬더니 주인장 아드님 작은 사장님께서 실내 풍경까지 한폭 포토존을 만들었습니다 

  

올리브나무와 율마와 거울로 만든 포토존은 연인들의 핫플 속 핫플입니다

처음 이 정원을 구상할 때  저 앞의 비닐하우스는 없었지 말입니다. 그런데 이 정원을 가꾸니,  앞의 텃밭에 

비닐을 올리고 딸기농장을 만들고 음악을 틀더이다. 다행이 마당에서 노니는 연인들은 신경도 않쓰지만, 

정원구상한 저는 매일 이를 뽁 뽁  갈아요, 저 비닐만 없으면, 그 뒤의 산과, 그 산 너머 염하위로 오르는  해무까지 풍경이 되는 곳이거든요 


어제 오후  느긋하게 앉아  오신 분들이 노시는 걸 본후  그간  해 왔던 작업 후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간속을 유영하듯 천천히 돌아보고 즐기고 그렇게 좋아하는지  정확히는 알수가 없으나, 정원조성후 공개만 하면 핫플이 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바라는 정원공간에 대한 저의 감각과 시도가 매번 틀리지 않음을 보게 됩니다. "자연과 존중"을 레드카펫으로 깔아드린 정원에서 오신 분들은 각자의 시각으로 각자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만들어 가는가 봅니다. 사진을 찍건, 추억을 만들건, 정원을 발견하든 찾아갈 꺼리는 다소 각자의 몫일 수도 있으나, "자연과 존중 배려를 공간디자인에, 정원에 녹여낼 수 있다는 말"은 결국 오시는 분들이 바라보는 시선 닿는 곳 마다 작은 기쁨 하나 쯤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다듬는 것은 아닐지...


그리고 정성을 다해 가꾸는 사람에 의해 그 기쁨이 더 단단하고 진솔한 것임이 보여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그냥, 고개 한번 돌리는 곳마다 장난 치듯 웃고 있는 풀과 꽃을 보는 것 같은  마치 산기슭 오솔길을 걷다가,  고즈넉이 앉은 바위를 보는것 같은 늘어진 나뭇가지에서 길게 넘어가는 여름 해를 피해 부는 미풍 같은 

자연의 소소한 혜택에 온전히 나 앉아 있는 듯한 그 자연스러움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살아있음을  감사하는 그런 풍경을 만드는 것에 헌신하는 일 그것이  정원예술이리라 생각합니다.

  

 


*권영랑 디자이너의 공유 생각 

카페 이림은 , 아끼는 제자가 운영하는 강화도 정원 문화공간이다. 

이 공간은 어느 계절에 가도 가득찬 화단 가득 구조와 형태를 채우고 색감, 질감,빛 모두 잘 받아내는 곳이다

정원 디자인 후에 2년에 걸친 식재 조언과 학교 수강시 우등생이었던 부부 가드너의 깊은 마음씀과 

추가 연구와 원예 재배 등까지 뭐하나 빠질 곳 없는 정원으로 깊어지고 있다.  디자인과 정원관리, 그 우수 

품종을 이용한 원예 생산 판매까지 이어지는 알차고 아름다운 정원을 공유하고자  글을 옮긴다. 

특히 정원의 24절기를 다 보고 싶다면 이곳을  계절마다, 절기마다 가보면 만나는 신비한 정원의 세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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