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토론클럽 ; 인사이터 ㅣ17기 ; 비즈니스 인문학ㅣ토론후기
인사이터 토론 후기ㅣ'꿈과 감성을 파는 시대의 문화코드 읽기'
"우리는 7세 이전에 경험하고 학습한 각인으로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무의식적으로 만들어간다" - 도서 <컬처코드> 중에서.
지난 17기 <비즈니스 인문학>에서는 '컬처코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컬처 코드는 기획자라면, 마케터라면, 브랜드 매니저라면, 그리고 창업자라면 알아야 할(하지만 정말이지 알기 어려운) 인문학적 감각입니다. 고객을 얼마나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어떠한 형태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패가 나뉘기 때문입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비즈니스 인문학에서는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인문학적 감각을 습득하고, 공부가 부족하다면 그게 무엇인지 방향성을 잡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 하나 둘 디딤돌을 놓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디딤돌 중 지난 시간 우리가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었던 '각인과 컬처코드'에 대해 소개합니다.
Master Lecture
컬처 코드란 우리가 속한 문화를 통해 일정한 대상 (자동차, 음식, 관계, 나라)에 부여하는 무의식적인 의미입니다. 그리고 컬처코드 또는 한 사람의 정체성(코드)이라는 것은 사실 7세 이전에 경험한 '각인'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보통 경험과 그에 따르는 감정이 결합되면 각인이 이루어지는데, 하나의 각인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강하게 규정하고 미래의 행동을 만들어 냅니다. 각인은 저마다 우리를 더욱 우리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합니다. 각각의 각인들이 결합되어 우리를 '정의(define)'하고, 각인은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다양한 각인들에 대한 다양한 코드들이 모두 결합되면, 이 문화 속에 사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준거 체계'가 생겨납니다. 이 준거 체계들이 지침이 되어 다양한 문화가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되어 가는 것이죠.
그래서 각인(문화의 근원) 은 문화의 차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우리가 각인의 근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즉 문화의 요소들을 '해독해' 감정과 그에 따르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인간의 행동과 그 차이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인들은 ‘땅콩버터’에서 감정적인 강인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땅콩버터를 바른 샌드위치를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땅콩버터를 보면 어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을 연상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각인과 컬처 코드의 관계는 자물쇠와 비밀번호의 관계와 같기도 합니다. 자물쇠를 풀기 위해서는 올바른 숫자를 바른 순서로 맞춰야 합니다. 이처럼 코드를 찾는 것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 즉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방법입니다.
토론 ㅣ나의 코드는 어떤 '각인'에서 온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성공(사랑, 일, 관계)의 모습은 무엇이고,
그 이상의 모습의 각인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
Hㅣ저 먼저 이야기를 하면, 사실 인문학 박사 학위를 딸 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박사학위까지 딸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그 당시엔 몰랐으나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 들여다보니 사실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그랬었다. 인문학이라는 것이 소위 밥벌어 먹고 살기 어려운 것으로 사회에서 인식되다보니, 늘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일종의 학위와 그리고 그 학위를 통한 나의 직업을 통해 부모님에게 증명하고 싶었다.
Jㅣ나의 이상적인 성공이란 '올바른 일을 자기주독적으로 열심히 해서 큰 돈을 버는 것'인 듯 한다. 아마도 창업만큼 자기주도적인 일이 없고, 지금 하는 사업처럼 좋은 비전은 없으며 더군다나 덕업일치라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표면적으로 내가 합리화하고 있는 명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이지도 모르고 물론. 나는 아직까진 어떤 각인을 연유로 이러한 이상향을 그리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돈을 벌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각인을 안다. 사실 예전에 회사를 다닐때만 해도 돈은 내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를 다니던 중 집이 어려워지면서, 친척들에게 다소 굴욕적인(?) 상황을 맞닥뜨리며, 돈이 행복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것 같다.
마스터 Comment
각인은 말했다 시피, 경험과 감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마 J님은 이전엔 '돈은 어느정도는 중요하다'라고 머릿속으로만 이해하고, 구체적인 상황을 겪어보지 않아 그것을 체감하지 못했었는데 말씀하신 그 상황때 감정적 변화가 컸던 것 같다. 그때의 경험과 수반된 감정으로 인해 '자본'이라는 것이 커진게 아닐까.
Eㅣ 내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갈 이루고자 하는 갈망이 큰 편이다. 고등학교 때 주변 친구들이 너무 잘사는 친구들이 많았다. 사실 특별할게 없음에도 불구하고,나는 이 친구들이 부럽곤 했다. 그래서 그 때 ‘내 스스로의 힘으로 잘돼야겠다’는 강박과 각인이 생긴 것 같다. 사랑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겠다. 예전에는 사랑 드라마나 로코 장르가 좋았는데 어느새 내 사랑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최근에 인정한 이래로, 비슷한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조금 유치해보이고 짜쳐보인다.
Nㅣ 나는 공리적인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메인디쉬가 나오면 사람들이 어느정도 다 먹을때까지 손대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하고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커진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게 된다. N이라는 '나'라는 사람보다 어느새 외부나 사회의 시선에 너무 집착하고 신경쓰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마스터 Comment 자기 스스로 해내면 어떤 기분으로 다가오는지 ?
Nㅣ사실 공허하긴 하다. 기분 좋은 게 커야하는데 왜 공허한지 잘 모르겠다.
Eㅣ어느 순간부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다(웃음)
마스터 Comment
이 같은 토론 주제를 정한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의 컬처코드를 만들어내는 각인에 대해 먼저 토론하기 전에, 스스로의 개인적인 코드의 기인이 무엇이고 어떤 각인이 있었는지 들여다 볼 기회를 가져보길 바래서입니다.
영화 인셉션을 보면, 피셔의 아버지에 대한 무의식 기저에 '바람개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바람개비는 피셔의 무의식 저편에 존재하지만 피셔의 의사결정, 인생의 가치관 등 많은 부분에 사실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것이죠.
저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바람개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어떤 모습의 기인이 되는 '각인'이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우리만의 바람개비를 찾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조언을 드리고 싶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좋은 각인과 나쁜 각인이 있는데, 그 각인이 인생의 동기부여 정도로 작용하면 좋은데 그 각인이 커져서 트라우마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J님은 큰 돈을 버는 것이 큰 이상향이라고 이야기 주었는데, 돈이 어떤 일을 열심히 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되는 정도면 좋지만, 어느 새 '돈'이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트라우마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나온 각인 중 하나가 '인정욕구'였습니다. 사실 인정욕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에게 특히나 많이 보이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저 또한 그럴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는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을 나온 사람들의 이러한 ‘인정욕구’를 정말 잘 활용합니다. 사회는 극히 소수의 인문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지배체계와 다수의 기능직 전문인들로의 구성과 시스템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효율적이라고 사회는 믿고 있고, 역사가 이를 방증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사회속에 휘둘리지 말고, 우리가 어렸을 적 경험한 각인에 매몰되지 말고, ‘밸런스’를 잡는 것입니다. 각인이 커져서 내 삶을 잠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내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과도하게 하는 것이 있다면 한번 돌이켜봤음 좋겠어요. 꼭 우리들 내면의 바람개비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컬처코드를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알고 싶다면 ?
https://brunch.co.kr/@bellrings/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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