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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택 Jun 25. 2020

스티브잡스는 히피철학에 빠지고, 빌게이츠는 청바지를.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인문학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 #문화 


'문화적 맥락을 정확히 파악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이 명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문화와 트렌드에 집중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문화'와 '트렌드' 같은 단어들은 보이지 않고, 명확하지 않아 어찌 보면 추상적으로만 느껴져 잘 안다가올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어도, 사실 어떻게 이를 공부하고, 다가가야 할 지 모를때가 많죠. 비즈니스 토론클럽 인사이터에서도 영속하는 비즈니스의 핵심이 인문학인 것을 알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몰라, 이를 배우는 토론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어떻게 문화적 맥락이 왜 중요한지, 이는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 것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 참조 : 인사이터ㅣ비즈니스 인문학ㅣ컬처코드, 소비사회의 본질, 기호학 등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인문학에 대해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모임.  

https://insight-er.com/






모든 트렌드는 Sub Culture로부터 시작된다.







먼저 우리는 우리가 아는 모든 트렌드는 'Sub Culture' 에서 시작됨을 알아야 합니다. 이 시대의 문화는 더 이상 상위계층에서 하위계층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상위1%에 주목하는 기존 트렌드를 파악하는 방법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말이죠. 지금의 사람들은 가치소비, 그리고 문화적 우위에 있는 브랜드를 소비합니다.  그것이 그들을 다른 이들과 차별화되게 만드는 포인트이기 때문입니다. 


쉬운 예로, 애플이 출시되었던 때의 애플과 블랙베리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애플은 첨단 기술을 아는 지적인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삼성페이 등 교차보조도구(* 교차보조도구라는 말이 궁금하시면, 이 브런치의 플랫폼 모델링 관련 글을 참조하세요) 소위 '힙하다'라는 말과 가장 어울리는 모바일 디바이스임을 부정할 수 없겠죠. 애플 핸드폰은 처음 수염이 덥수룩한 실리콘밸리의 히피족들과 락커들에게 가장 먼저 사용되었습니다. 애플의 브랜딩 전략, 스티브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애플의 이미지를 만든 것은 맞지만, 처음 제품이 사용된 고객층(이노베이터)의 이미지가 애플을 '시대를 앞서가는 반항자이자 트렌드 리더의 상징물'로 만들어준 셈이죠. 

한편 블랙베리는 빈틈없고 수직적이며 답답한 사람들의 소유물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그 연유가 처음부터 금융회사나 대기업에서 출장다니는 비즈니스맨들에게 회사가 지급하는 휴대폰으로 출발했기 때문이었죠.블랙베리가 지고, 애플이 뜰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가치소비의 제품'이면서 동시에 '문화적 우위에 있는 브랜드'였기 때문입니다. 

 

영화 <포드 vs 페라리> 에는 "페라리는 모두에게 꿈이다” 는 명대사가 있습니다. 문화적 우위의 브랜딩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화적 코드를 캐치하고, 이를 활용하여 비즈니스에 녹일 때 우리는 문화적 우위의 브랜드와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화 코드, 컬처 코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 답은 '서브컬처'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서브컬처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죠. 


그럼 이제 구체적으로 '서브컬처에서 시작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살펴 보겠습니다. 


* 참조 :  비즈니스 인문학에서 다루는 '컬처코드' 의 근간, '각인'에 대해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1) 아방가르드의 대중화 과정 

트렌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결국 아방가르드의 대중화 과정과 동일합니다. 아방가르드가 대중화되어 트렌드를 리딩하고 비즈니스를 리딩하는 것이죠.

여기서 아방가르드란, 전쟁에서 본대에 앞서 적진의 선두가 적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는 척후병을 뜻하는 군사용어로, 예술에 전용되어 기성의 예술 관념이나 형식을 부정하고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혁신적 예술을 탐색 및 주장하여 이제까지의 예술개념을 일변시킬 수 있는 혁명적인 예술 경향 및 그 운동을 총칭합니다.현대 미술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아방가르드는 문화 사업의 R&D다" 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아방가르드 대중화 과정은 이러합니다. 먼저, 아바가르드 예술가가 작품, 삶의 방식,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 등을 세상에 제시하면 다른 예술가들이 이 새로운 시각을 감명 받아 같은 스타일 작품을 내놓습니다. 이 단계 후엔 산업디자인들이 이러한 예술적 움직임을 포착하여 인테리어, 패션 아이디어에 접목. 그러면 세련된 새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옛트렌드가 밀려나게 됩니다. 다양한 사례들이 이를 방증합니다. 

  


걔중 사례2(미니멀리즘이 아방가르드에서 트렌드가 되기까지 과정) 에 대해 얘기해보면, 1956년 미국에서 조각가 토니 스미스가 한 변이 180CM인 거대한 정사각형 철을 출품하면서 뉴욕의 아방가르드를 표방하는 예술가들은 '줄여 나가는' 경쟁을 벌였습니다. 예술이란 '근본적인 것으로 줄여나가는 것'이라는 믿음에 기인한 활동이었습니다. 예술에서 불필요한 요소를 점점 빼는 과정이었고 이는 '미니멀리즘'의 사조로 정착됐습니다. 


한편, 특정한 아방가르드 예술이 소비 트렌드로 이어지려면 Appropriation (전용 혹은 차용) 이라는 현상이 나타나야만 합니다. 즉 그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미적 스타일이 한 세대 또는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족'(히피족, 여피족, 폭주족) 이자기 표현 수단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죠. 1980년대 미국 뉴욕에 여피 (Yuppi, Young Urban Professionals)라는 새로운 계급이 생겨났습니다. 당시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발전하던 금융, 부동산, 광고업 종사자들로서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추고 20-30대에 억대 연봉을 받는 신흥 부유층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은 이전까지 뉴잉글랜드의 부잣집 아들들과는 달리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표현해 줄 새로운 스타일이 필요했습니다. 수학과 컴퓨터를 좋아하고, 논리적인 경향을 보이는 여피 세대는 이미 존재하는 미니멀리즘이라는 예술 속에서 자기들이 보고 싶고 싶은 것을 찾았습니다. 미니멀리즘의 무채색과 간결한 선, 심플한 디자인은 효율과 논리만 따지는 자신들의 가치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뉴욕에서 활동하던 패션디자이너 도나 캐런, 캘빈 클라인 등은 미니멀리즘의 예술 트렌드를 받아들여 남녀 정장을 다시 디자인했습니다. 몸의 근본적인 직선을 방해하는 모든 커브와 색상, 패턴이나 버튼 등의 장식을 모두 없앤 패션을 추구했던 것이죠.

결국엔 어떤 문화와 트렌드라는 것은 '아방가르드 - Tribes의 표현수단으로 전용 - 브랜드들이 예술 트렌드를 받아들여 상품에 반영'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탄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 출처 : DBR 아방가르드, 기치, 리바이벌, 순환은 계속된다. 선도자 되려면 아방가르드를 주목해라) 


* 참조 :  비즈니스 인문학에서 다루는 '컬처코드' 의 근간, '각인'에 대해







2) 글로벌 A 시티에서 대중화 


지금 세계적인 트렌드를 만들어 가는 곳은 어디일까요 ? 
트렌드는 대게 글로벌 A 시티에서 출발해 대중화 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세련됨은 '어찌 보면 이제는 얼마나 실험적인 글로벌 A 도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비슷한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글로벌 A 시티란 파리, 런던, 뉴욕, 도쿄 등 트렌드를 리딩하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파리, 런던, 뉴욕, 도쿄 등의 트렌드 리더들이 자기들끼리 모방하고, 경쟁하면서 '트렌드'라는 것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글로벌 A시티의 문화를 차용한 다른 국가나 도시의 트렌드리더들에 의해 범세계적으로 문화가 확산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프랑스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준 바스키아는 뉴욕 길거리의 그래피티 예술가들과 친했고, 그들의 철학과 미학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이브 생 로랑의 명품을 입는 사람과 그래피티 예술의 영감을 받은 할렘 힙합룩을 즐겨 입는 사람은 서로 다른 문화를 선택한 것 같지만 둘 다 글로벌 A시티라는 창의력 공장에서 나오는 일정한 문화 행태를 받아들여 즐기는 셈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의 서브컬쳐를 알기 위해서는 글로벌 A 시티의 문화코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트렌드를 리딩하는 족(Trend Leader)  



미래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상기에서 Tribes에 대해 간략적으로 살펴봤듯이 현재 돈은 없지만(소량의 금전자본), 다량의 문화자본을 보유한 Tribes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이들이 10~20년뒤에 다량의 금전자본을 보유하게 되면서 트렌드를 리딩하는 주류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기 4분면에서 Cutural Capital이 높고, Economic Capital이 낮은 층이 바로 이 Tribes입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각 기준별 Tribes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보헤미안들이 90년대에 신흥부자(보보스)가 되었는데, 이들은 페인트가 묻는 청바지, 구겨신은 컨버스, 조금 지저분한 헤어스타일, 그림을 걸지 않고 바닥에 놓는 인테리어등의 보보스 트렌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때 발빠르게 디젤, 케네스 콜 등의 브랜드들은 이를 잘 활용하여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부상하면서 ‘it’s too yuppy’라는 문구가 생길 만큼, 여피족의 미니멀리스트가 외려 촌스러워지게 되기도 했죠. 

또 다른 사례는 90년대 힙스터들이 지금 주류가 되었는데 힙스터들은 친환경적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트렌드를 활용한 Whole Food가 뜨게 되었고, Muji(노브랜드)같은 브랜드랜드들이 확장했고, 디자인은 그냥 그렇지만 동물과 사람을 학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한 Campers같은 브랜드가 성장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몰이중인 프라이탁이나 파타고니아도 같은 맥락으로 인기를 얻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결국 우리는 지금 소량의 금전자본, 다량의 문화자본을 갖춘 Tribes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들이 앞으로의 주류 문화를 리딩할 계층이기 때문입니다. 이들과 이들이 향유하는 Sub Culture를 캐치하게 되면, 우리는 자연스레 미래의 컬처코드를 가늠할 수 있게 됩니다. 




4) 아방가르드- 키치 –리바이벌의 순환주기를 알아야 


아방가르드가 대중화되는 과정의 핵심은 ‘생소함’ (낯설게 하기)입니다. 대중문화로 꽃피우기 전에, 이 '생소함'이 대중의 마음에 다가와야 합니다. 

* 낯설게 하기 ? 낯설게하기(러시아어: остранение 또는 영어: Defamiliarization)는 예술적 기법의 하나로,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이나 관념을 낯설게 하여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표현하는 것이다. 지각의 자동화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의 문학이론가인 빅토르 시클롭스키에 의해 개념화되었다.. 


낯설게 하기와 대척점에 있는 개념으로 '키치'를 들 수 있습니다. 대중화된 주류문화가 키치해지는 순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바로 디자인, 스타일, 소리가 모든 사람들의 것이 될 떄입니다. 한때 국내의 파사드 양식이 부의 상징이었지만 CK와 DKNY 와 여피족 문화인 미니멀리즘이 들어오면서 파사드 양식은 촌스러운 것이 되어 버린 것도 한 예입니다.


그런데, 때로 '유행도 돌고 돈다'라는 말이 있듯이 컬처코드 (문화 코드)라는 것은 쓰레기 통에 버려진 트렌드를 다시 끄집어서 새로운 형태로 부활되기도 합니다. '르네상스'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스타일이 고루함이 아닌 젊음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던 것도, 그리고 신고전주의 (르네상스 스타일이 로코코, 바로크 로 진화하자, 르네상스의 순수함을 되찾자는 문화 트렌드)가 부상한 것도 모두 리바이벌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패션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청바지의 부츠컷, 슬림핏도 돌고 돕니다. 과거에 촌스럽게 여겨지던 전유뮬이 어느새 트루릴리젼 등의 청바지로 재탄생하여 유행이 되기도 하고, 슬림빗이 그 자리를 대신하다가, 요새에는 다시 통바지가 유행의 꼭대기에 오르기도 합니다. 


앞으로 어떤 컬처코드가 리바이벌 될까요 ? 우리가 아는 유행이나 트렌드라는 것은 지금 이 순간 '아방가르드 -키치 - 리바이벌'의 순환주기중 어디 쯤에 와있을까요 ? 이 리바이벌 순환주기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미래의 컬처코드가 보이지 않을까요 




5) 아방가르드 R&D 


뉴욕 요식업자 장 쥬르지는 베트남 전통 음식점을 연구하고, 스티브잡스는 히피철학에 빠지고, 빌게이츠는 청바지를 입습니다. 이들의 이런 행동의 기인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 

이미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컬처코드의 가장 근본인 아방가르드를 놓치지 않고자, 노력합니다

영국 광고 업자 찰스 사치는 YBA (Yong British Award)를 통해 영국의 아방가르드 예술을 후원하고 있고,  프랑스 F&B 베르나르 아르노는 1999년 런던에서 가장 전통 있는 갤러리중 하나인 필립스 갤러리 인수한 바 있습니다. 얼마 후 스위스 취리히의 갤러리인 드 퓨리 에 룩셈부르그와 M&A하기도 하고, 회사의 본사를 뉴욕 첼시로 옮겼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런던, 취리히 뉴욕이라는 3개 글로벌 시티의 아방가르드를 융합할 수 있는 막강한 문화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죠. 멀리 가지 않고도,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삼성도 리움미술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본을 갖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아방가르드, 서브컬쳐의 핵심에 투자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늘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결국엔 '서브컬처'를 캐치하는 자가, '비즈니스' 그리고 '미래'를 지배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서브컬처를 캐치업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론들에 대해 DBR 아티클을 기반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처음 관련 글을 읽고, 정리하면서 느꼈던 것은 비즈니스 본질이 역시나 '인문학'에 있다는 것이었고, 비즈니스 스킬 역량도 역량이지만 인문학적 역량을 쌓아야 근시안적인 시야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Super Summary


1) 아방가르드의 대중화 과정을 이해하고, 그 본질에 있는 Sub culture에 주목하라
2) 글로벌 A City의 트렌더 리더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 
3) 트렌드를 리딩하는 Tribes에 집중하라 
4) 키치해진 문화트렌드 중에 다시 리바이벌 되고 있는 문화트렌드는 무엇인지 파악하라
5) 아방가르드가 밀집되어 있는 곳에 투자(R&D) 하라


인사이터도,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인문학적 역량을 함양하고자 하는 '토론클럽'을 운영중입니다. 글에 공감이 가고, 관심이 있는 분들을 참조해 주세요 !  

인사이터ㅣ비즈니스 인문학 : 컬처코드, 소비사회의 본질, 기호학 등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인문학에 대해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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