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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줄박이물돼지 Sep 22. 2020

사씨임장기 #5

김 씨 성을 가진 수지의 현자, 김수현

사씨와 그의 부인은 동네 다방에 들어가 정신을 추스른 다음 진산 푸르지오, 8단지, 6단지, 5단지, 3단지를 거쳐 2단지 현대프라임과 래미안 1차까지 둘러보았다. 사씨는 내심 래미안 1차를 최적의 후보지로 보고 있었다. 가격이 주변에 비해서 싸기 때문에 주담대를 풀로 땡겨서 주식 사기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씨의 부인은 현대프라임 2차와 진산 5차, 그리고 진산 푸르지오가 마음에 든다고 하였다. 그중에서는 현대프라임 2차가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비싸고 남향동들이 큰길에 위치해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매물이 거의 없었다.


결국 둘은 진산 5차와 푸르지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사씨는 수지에서 오래 살았던 사씨의 벗에게 자문을 구하기로 하였다. 그는 학식이 높고 안경을 꼈으며 수지 출신의 규수와 혼인하여 신혼집을 수지에 장만했기에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명실공히 수지의 현자라고 불릴만한 인물이었기에 그를 아는 벗들은 김씨 성을 가진 그를 김수현이라고 부르길 주저하지 않았다.

"사씨, 수지로 이사 오려거든 이편한(利便閑)으로 가게. 신축이며, 성복역에서도 머지않고, 수지초를 끼고 있어 아이들 통학시키기도 편하네. 수지초는 근래 개보수하여 시설이 좋아졌을뿐더러 수지의 명문 중학교인 홍천, 성복, 정평의 중학교 3곳 모두 지원이 가능한 곳일세."

"수현. 이편한이 좋은 것은 근방만 둘러보아도 알 수 있었네. 하지만 돈이 부족한 걸 어쩌겠는가. 6억 근방으로 추천해주게."

"그렇다면 세 가지 선택지가 있을 것 같네. 상록 7단지, 태영데시앙, 그리고 진산 5차일세. 혹여나 신축을 원한다면 진산 푸르지오 정도가 더 있겠구먼. 개인적으로는 상록 7단지를 가장 추천하네."

"어째서 그런가? 7단지에 30평대가 있었는가?"

"자네 아직 호갱노노(護坑勞勞)도 제대로 쓸 줄 모르는구먼. 상록 7단지는 수지구청 역에서 가장 가까운 30평대 초품아일세. 끼고 있는 정평초등학교에선 정평중학교 진학 가능하지. 여기 탭을 눌러서 평형대를 바꾸어보게."


수현은 수지의 현자답게 호갱노노에 능숙하여 사씨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추가로 더 설명을 하자면 태영데시앙은 이편한과 거의 비슷한 장점을 누릴 수 있는 구축 아파트일세. 입지 면에서는 조금 더 역세권이지. 성복 롯데몰이 들어오면 큰 수혜를 받을 걸세. 연식도 04년이라 수지에서는 비교적 신축에 속하지. 진산 5차는 상록 7과 태영에 비해서 교통 편의성은 떨어지지만, 이현중학교를 끼고 있으며 숲세권이라는 이점이 있네. 그리고 수지구청과 수지도서관의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 진산 푸르지오는 진산 5차에 비해 교통이 불편한 대신 신축이라는 장점이 있네."

"자네의 조언을 들으니 흐릿하던 시야가 맑게 걷히는 느낌이구먼. 고맙네."


사씨는 수현의 조언을 받들어 상록 7단지 부동산에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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