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드는 음식, 나를 움직이는 에너지
오늘은 시금치나물을 만들기로 했다. 시금치를 하나하나 다듬고, 세 번 씻고, 냄비에 물을 끓여 2분 정도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짜고, 양념을 넣어 무친다. 이렇게 하면 맛있는 나물이 되지만, 꽤 손이 많이 간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엄마가 손수 해주신 따뜻한 밥과 정성 가득한 반찬을 먹으며 자라서 그런 것이리라.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나 배달 음식은 늘 어딘가 부족하게 느껴지고, 먹어도 허기지는 느낌이다.
물론 가끔은 보석 같은 맛집을 발견해 감탄할 때도 있지만, 집에서 내가 손수 만들어 먹는 음식이 주는 따뜻함과 만족감은 그 어떤 외식도 따라올 수 없는 것 같다.
시금치를 데치고 난 뒤 남은 국물을 무심코 한 모금 마셔봤다. 어라? 달달하니 은근히 맛이 있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나만 아는 작은 비밀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어설프게나마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가며 요리를 하고 있다. 부족한 손길이지만, 그 과정을 거쳐 완성된 한 끼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나물 한 접시일지 몰라도, 나에겐 정성과 배움이 담긴 작은 결실이다.
요리하다 보면 문득 생각이 깊어진다. 이 시금치 한 단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왔을까? 농부님들이 정성껏 농사짓고, 누군가는 유통하고, 포장하고, 배달하고… 그렇게 많은 이들의 수고가 모여 내 식탁에 도착한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얼마나 감동인가? 감사한 마음으로 먹게 된다.
시금치는 이제 내 입속으로 들어와 내 몸을 이루는 영양분이 될 것이다. 내가 힘을 내고 하루를 활기차게 살아가는 데 쓰일 에너지가 된다.
시금치가 내 몸이 된다.
한 그릇의 나물에도 삶의 순환과 연결이 담겨 있음을, 오늘도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