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공백
마지막으로 크게 울어본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숨을 죽이고, 소리를 묻은 채로 우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소리 내어 우는 법을 모르겠다.
오래도록 울음을 터뜨리는 법을 모르겠다.
나는 소리 없이 아주 짧은 시간만을 울기 때문이었다.
처음 숨을 죽이게 된 이유는 나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와줄 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내 훌쩍임만 들어도 방문을 똑똑, 두드려주는 이가 있었다. 그리고 나를 품에 안으며 무슨 일이냐고 다정하게 물어봐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 방을 향하는 발걸음 소리조차 들려오지 않는다. 그 고요함이 서러워 나도 함께 숨을 죽이곤 했다.
두 번째로 소리를 참게 된 이유는 그럼에도, 혹시나 내 울음소리를 듣고 있을까 봐. 걱정을 끼치기가 싫었다. 걱정돼서, 미안해서 소리를 참았다. 꾹, 꾹, 울음을 삼켰다. 소리를 참으면 내 울음은 이전보다 빨리 멎곤 했다. 당신에게 내가 울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 소리를 참게 되었다.
그랬더니 우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있는 힘껏, 아이처럼 함부로 소리 내어 우는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