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24일
한 달의 초순에 태어난 내 월일을 뒤집으면
당신의 생일이었다
당신은 겨울에 나고 자랐지만, 봄의 생명이기도 했다
산뜻하게 피어나는 봄의 꽃들이
녹녹한 햇볕으로 날아갈 때
당신은 꽃잎보다 조금 이르게 날아갔다
친구들과 함박웃음 지으며 눈독 들이던 봄꽃을
당신에게 사다 드릴까, 고민하지 말 걸 그랬다
한 줄기 시들고 한 줄기 꺾어지고
완연한 계절 하나가 전부 마르기 전에
당신에게 우리 마지막 봄을 가득 안겨줄 걸 그랬다
매년 골라 드는 봄꽃의 이름이,
이 작은 향기가
올해도 어김없이 당신에게 날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