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 29일
해냈어,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 했어
투정을 버리고 엄연을 택했고
젊음을 바쳐서 늙어버린 영혼을 쥐었어
도움을 바라고 남에게 기대는 대신
숨겨보고 눌러보고 참아봤어
그래서 얻은 결과가 지금의 너라면
지금의 나라면
우리는 왜 언제나 그렇게 살아버렸던 걸까
우린 우리의 모든 걸 다 했는데도
비뚤고 엇나간 잘못된 찢겨진 노트처럼
쓰레기통 속으로 처박아두고 싶은 처절한,
하지만 정말이야, 최선을 다해 살아왔어
어리던 너의 위태한 책임감
숨 막히게 억눌렀던 청춘의 비명
쏟아지고 폭발할 것만 같은 파편들
너를 있게 한 것들, 우리를 만나게 한 것들
잘못된 적은 없었을 거야
잘 되지 못했을 때는 있었을 거야
한낱 가녀린 목숨보다도 끈질기게 쌓여버린 것들
그 모든 것을 씹어 삼킨 채로 너는 단단히
살아질 거야, 나아질 거야
우리는 늘 최선을 다했어
늘, 잘해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