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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Nov 18. 2023

모닝 저널을 쓰며 나를 되돌아보다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저널링

30대 때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을 참 많이 신경 썼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어서 더 신경 썼고 내 일을 잘하고 싶어서 남들의 인정을 갈구했다. 집과 학교, 모든 곳에서 그랬다. 그래서 나의 안테나는 바깥을 향했다. 이제야 내가 그때 왜 그리 남들에게 묻고 다녔을까 싶다.


남들에게 묻지 말고 나에게 물어야 함을 이제는 알겠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에겐 무엇이 소중한지,

이제는 조금 알겠다. 여전히 가끔은 묻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럴 때 속으로 되뇐다. '묻지 말고 써 보자.' 노트에 써 보면 보이겠지. 그리고 한 바닥, 두 바닥... 쓰다 보면 내가 고민한 것들이 보인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도 생각해 본다.


오늘도 한 바닥, 두 바닥을 채운 모닝 저널을 쓰고 나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 더 분명해진다. '오렌지를 짜면 오렌지즙이 나온다'는 말처럼 내가 보내는 시간들 속의 나는 모두 나다. 그러니 언제, 어디에 있든 나는 나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내 일에 나를 담아낼 수밖에 없다. 그 일의 수명이 짧든 길든 그 일을 해내는 나는 부캐가 아닌 본캐이다.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걸 인정하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닌 척, 난 아니야 하며 쿨한 척, 잘난 척, 그거 아니어도 잘 살 수 있는 척했다. 그런데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고 받아들였다. 나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고 싶고, 괜찮은 교사이고 싶다. 그래서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욕심을 부린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소중한 것에 내 에너지를 쓰기로 했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 나와 결이 같은 사람들, 내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만 쓰기로 했다. 모두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가치들을 위해 에너지를 쓰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충만해진다. 풍요롭고 여유롭다. 내가 참 마음에 드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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