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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Nov 26. 2023

애정이 있는 사람의 결과물에는 사랑의 흔적이 있다

치유와 성장의 저널링

이번 주에 교육과정 발표회를 했다. 방송부에서 작품 전시한 것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바빠서 교육과정 발표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학부모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처음 이 일을 전해 들을 때부터 내 머릿속에서는 방송부 아이들에게 영상 제작을 어떻게 지도할까를 떠올렸다. 그래서 6학년 학생들만 데리고 하기에는 일의 진행이 어려울 것 같아서 5학년 방송부원을 조금 빨리 뽑았다. 방송부원부터 충원하고 이번 주 월요일, 화요일부터 아이들에게 어떻게 영상을 제작할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였다. 5학년과 6학년이 학년을 골고루 나누어서 영상 촬영을 하고 맡은 학년에 대한 내레이션까지 모두 넣을 수 있도록 지도했다. 수요일까지 역할에 맞는 영상을 촬영, 편집한 것을 6학년 PD가 하나의 영상으로 통합하고 엔딩과 클로징 멘트까지 함께 마무리하였다. 완성된 영상을 보니 서툴러도 아이들의 노력이 들어가 있어서 방송부를 지도하는 교사로서 기쁨이 몰려왔다. 


아이들 각자 책임져야 할 개별 영상을 만들고 편집해서 내레이션을 각각의 것에 넣고 하나의 영상으로 통합을 했다. 이렇게 6개 학년과 교사들의 연구회 활동 영상을 각각 만들고 나니 아이마다 영상을 제작한 결과가 다른 것이 확연히 느껴졌다. 아이들이 가진 영상 제작 기술의 차이보다 얼마나 방송부 일에 애정을 갖고 했는지에 대한 태도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방송부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방송부원이 되고 싶은 동기가 확실했던 학생의 영상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만든 영상을 보면서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을 바꾸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방송부 업무를 이끌었다. 영상 제작도 각 학년의 작품 사진을 모아서 음악 넣고 영상으로 만들 수 있지만 방송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교사로서는 번거로운 작업이 되지만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과정이 되고 자신들만의 결과물이 나와서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내가 가르치는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아이들을 조금 더 생각하며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일을 할 때 ‘그 일에 대한 마음이 진심인가? 그 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하는 질문의 답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방송부 아이들이 만든 동영상을 보면서, 일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의 결과물에는 그 사랑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의 애정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서 다른 동영상과는 다른 아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기술이 뛰어나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방송일에 대한 애정에서 오는 결과였다. 내가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는 마음도 가르치는 학생들 마음에, 학생들의 작품에, 학생들의 일상에 많이 남을 것이다. 사랑을 담아 하는 일에는 사랑의 흔적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효율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고 가정에서 지도되지 않은 것들이 학교 교육에서 다 배우고 고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로서 사랑을 갖고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교사를 만나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흔적이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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