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애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나답게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by 쓰는교사 정쌤


요즘 나는 내가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인지 보려고 한다.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 맞는지,

내가 잘 보이기 위해 꾸미는 것은 아닌지,

내가 원하지도 않는 것을 원하는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지,

내가 행하고 있는 것들을 살피면서

문득문득 괜찮은지를 확인한다.


그러다 부침이 생기는 일은

왜 그런지를 살펴본다.

내 본성을 어기는 것이 무엇인지,

내 마음에 걸림이 일어나는 이유를 살펴본다.

내 안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중에 생기는 어려움은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한다.

기꺼이 하기에 애쓰지 않는다.

힘들어도 그냥 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귀한 것들은 쉽게 얻기 힘드니까.

그렇기에 더 정성을 들이기도 한다.


의무감에 생각 없이 무턱대고 하기보다는

왜 하는지 그 목적을 좀 더 생각한다.

그러면 방향을 조금씩 틀어야 할 때도 있다.

시도를 해 봤기에 가능한 일이다.


요즘은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이 많다.

예전에 읽고 너무 괜찮았던 책을 다시 펼친다.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살펴본다.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문장이 들어온다.


정아은 작가의 <엄마의 독서>를 읽다가

내게 들어온 문장이 요즘의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안다.
내가 예전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
한번 '앎'이 일어나면,
이전의 상태로는 절대 돌아가지 못한다.
또한 나는 알고 있다.
변화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변모해 가는
일상의 순간들에서 온다는 것을,
오십 보와 백 보는 결코 같지 않으며
오십 보보다 백 보가 더 낫다는 것을.

[엄마의 독서]- 정아은 지음, 한겨레 출판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은 네오와 같다.

빨간약을 먹은 후의 삶

같은 삶이라 하더라도 같지 않다.

외면의 모습이 비슷해 보일지라도

내면에서는 태풍이 휘몰아쳤기 때문이다.


굳이 내면의 태풍이 휘몰아쳤음을

그래서 그 안의 생태계가 많이 변했음을

누군가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시간이 지나면 안에서 밖으로 나올 것이니까.


변하지 않는 세상을 향해

울분을 토할 필요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그 안에서 내 주변을 가꿔 나가는 것만이

내가 할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니 속상해하지도 말고,

분노하느라 마음에 상처를 내지도 말고

나의 길을 가면 된다.


오십 보보다 나은 백 보.


하루에 하나씩 쌓아가는 삶,

걱정 말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애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나답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책모닝의 시작, 그것은 궁금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