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모닝 저널 노트를 새로 시작했다. 새롭게 시작하며 이제부터는 좀 더 알아볼 수 있게 쓰자는 다짐을 했다. 일기를 써 본 사람들이면 알겠지만 내 감정, 생각을 격하게 쏟아낸 날은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다. 하나라도 빠짐없이 쏟아내기 위해 쓰기 때문이다.
이전의 노트에는 모닝페이지를 함께 썼다.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나는 것들을 다 썼다. 그날은 그게 나았기 때문이다. 아침에 떠오르는 수많은 생각 부스러기들을 다 쏟아내고 나면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것들을 썼다. 저널 테라피에서 하는 저널 쓰기에 가깝다. 어제도 생각했고 그저께도 생각했던 그것을 다시 썼다. 내가 왜 그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지 생각해 보면서. 그러면서 다시 묻는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데? 왜 자꾸 여기에 마음이 쓰이는 것인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데? 나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며 내 생각을 기록한다. 그러면 어려웠던 문제가 조금씩 풀리고 어느 순간 내 마음이 단단해져 있다. 그 문제는 이제 더 이상 나에게 문제가 아니었다.
꾸준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글을 쓰다 보니 내가 멈춰야 하는 순간도 잘 알아차리게 되는 것 같다. 낄낄빠빠처럼 내가 나서야 할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아는 것처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스스로 잘 결정하게 되었다. 단순히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일은 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나를 꾸미고 있나 하는 순간을 알아차린다. 내가 좋아서, 나를 아껴주고 싶어서 꾸민 것이라면 OK, 하지만 그것이 아닌 내가 그럴싸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꾸민 것이라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지고 살면 피곤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런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다. 처음에만 걸림이 있어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어느 순간 생각 없이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으로 거듭나 있다. 습관화된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내 몸과 마음에 맞는 생각과 행동양식을 갖춰가고 있다. 끌려가지 않고 내 뜻대로 살기 위해서다. 내 자녀들에게도 그런 삶을 전하고 싶고 나의 학생들에게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싶다. 여전히 내 마음은 신규 교사 때 간직했던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교사'로 살고 싶다. 아직은 그 마음이 닳지 않아서 이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속에서 상처받은 채 덮여 있던 내 마음을 찾아내느라 한참을 쓰고 또 쓴 시간이었다. 아파서 덮어두고 가고 싶었던 마음이 이제는 다시 빛을 보게 되어 기쁘다. 사랑은 아끼면 남아있는 게 아니라 더 메말라 간다. 사랑은 많이 나눌수록 샘솟듯 다시 솟아난다. 샘물이 쫄쫄쫄 나오는 게 아닌 콸콸 나오도록 더 많이 사랑하리라. 나에게 온 그 인연들을. 나부터, 나의 가정에서부터, 나의 벗들부터, 나의 학급부터, 그렇게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