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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Feb 01. 2024

조용한 퇴사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반환점까지 가보기로


상호허겁의 평형

인생은 짧고 자신의 삶을 형벌처럼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 언제든 잘못이 있다면 바로잡으며 꾸준히 자신의 삶을 수정해 나가려는 용기는 이 시대에 큰 미덕이 됩니다. 이 용기를 실행에 옮기지 못한 채 '그만둔 것처럼 살아가는 태도'를 지칭하는 말이 '조용한 퇴사'입니다. 이는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딱 주어진 만큼 최소한의 의무만 다하고 그 이상의 기여는 하지 않겠다는 삶의 방식입니다.

... 하지만 직업을 자아실현의 수단이자 자신을 성장시킬 기회로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런 소극적 태도는 자아 발전에 도움이 될 리 없습니다. 직업에서 얻는 경험과 자산이 자신의 자아를 발전시키는 연료로 쓰이길 바란다면, 명시적인 그만둠이 아닌 묵시적인 그만둠은 일종의 '수동 공격'일 수 있습니다. 이는 그 주변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상처 입힙니다.

비전 없다고 여기는 직장에 계속 머물거나 서로를 갉아먹는 인간관계에 집착하기보다는 스스로 정한 반환점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보고 그에 도달하면 그만두는 결정을 내리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만둘 수 있다'라는 생각만으로도 불균형한 관계가 대등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두어서 대등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만둘 수 있기 때문에 대등해지는 것입니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대안이 있을 때 상대는 나를 존중하기 마련입니다. 

... 최재천 교수는 영국 작가 새뮤얼 존슨의 표현을 인용하여 '상호허겁이 인간을 평화롭게 만든다'라고 말했습니다. 서로를 적당히 두려워하는 관계가 생태계에 최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저 사람은 갈 곳이 없다.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라는 신호가 보이면 경쟁 서열 집단에서는 조심성이 사라집니다.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교보문고


길게 쓴 글을 지우고 다시 쓴다.

긴 글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길영 작가의 글이 내 마음과 같아서 기록해 본다.


조용한 퇴사자가 되고 싶지는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반환점까지 가보자. 후회 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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