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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Aug 21. 2024

교사가 하고 싶은데 해도 될까요? 고민 중이라면...

치유와 성장을 위한 글쓰기 


교사가 언제부터 인기 있는 직업이었을까요? 교대 입학 성적이 올라간 것은 IMF로 인한 직업적 안정성이 최고라는 사회의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대기업을 다니던 사람들도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이른 퇴직을 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아시다시피, 사회가 변화하면서 이제 교대의 인기는 정점에서 가파르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저는 10여 년 전부터 몇몇 학생이 힘들어서 명예퇴직을 신청하셨다는 선배 교사의 이야기를 조금씩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5년 전에는 그것을 눈앞에서 목격했습니다. 몇몇 학생으로 인한 동료 선배 교사의 명예퇴직을 보면서 그 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홀로 맞서야 했던 선배 교사를 보면서 교사는 모래알이라는 것을 더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작년 서이초 교사의 죽음. 너무나 안타까운 신규교사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수많은 교사들이 알지만 말하지 않고 일이 생긴 선생님들만 피해를 스스로 껴안고 처리한 결과가 지금의 현실을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냥 조용히 나 하나만 피해 보고 끝내면 끝일 거라고 생각한 선생님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렇게 사라진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하나의 문제는 한 가지 원인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주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이 아니라 그 주원인으로 인한 다른 것들이 다른 문제들, 다른 아픔, 상처들을 주어 또 다른 원인들을 만듭니다. 그렇게 주원인과 그 주변의 수많은 원인들이 엮여서 어느 순간 톱니바퀴의 톱니처럼 맞아떨어질 때 문제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교직에 들어오는 교사들이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고 나의 무관심 속에서, 나의 무심한 말로 이루어진 2차 가해가 동료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교직을 꿈꾸는 분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는 너무 불편할 것입니다. 외면하고 싶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고 나에게 벌어지면 그것은 엄청난 상처를 남깁니다. 쉽게 회복되기 힘든 상처를 남깁니다. 가르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그 근본부터 흔들리게 하는 것이 학교 현장에서의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민원보다 아동학대 고소로 인한 민원은 교사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물론 저도 직접 겪지 못했고 옆에서 지켜보았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명예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선배 교사의 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습니다. 너무나 열심히 하시고 언제나 활기찼던 선배 교사를 알기에 더 믿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어디 가서 이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어. 너무 이쁘고 좋아." 하며 웃으며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하지만 그분의 뒷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몇 해 동안 계속 죄송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관리자가 대처를 잘해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오히려 그 생긴 문제로 2차 가해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항상 그 부분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니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고 나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줄 동료가 있어야 합니다. 각 교직단체들의 장단점을 잘 알아보고 단체에 꼭 가입하길 바랍니다. 단체 가입은 교직생활을 계속할 것이라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나를 보호하며 자신의 능력을 길러 가며 교직에 임하는 것이 교직에서 안전한 게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한 직업을 선택할 때 장단점이 모두 있습니다. 지금 교직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시기에 들어섰습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좋다면 도전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전히 학생답고 가르치는 일이 정말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그 맛을 알기에 아직 교단에 서는 것이 기쁘고 감사합니다. 지속 가능한 교직생활을 위해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들을 찾아 가르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좋을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천천히 시도해 보길 바랍니다. 저 또한 18년 차 초등 교사로서 학생들과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씩 시도해 보며 실험 중에 있습니다. 그 과정 안에 학생들과 글쓰기도 하고 있고요. 


너무 고리타분한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가르쳐야 할 사람은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운명이라는 것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운명을 생각해 보려면 자기 자신을 아주 많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남들이 말하는 반짝이는 별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북극성을 따라가야 하거든요. 내 안의 북극성은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더 많이 아끼며 계속 질문해 봐야 합니다. '너 괜찮아?' '할 수 있겠어?' '실패해도 괜찮아?' '두려운 게 뭐야?' '왜 자꾸 눈치를 보는 거야'... 수없이 많이 물어보고 답해야 합니다. 저도 어쩌면 북극성 언저리를 찾았는지 모릅니다. 제가 찾은 게 북극성인지는 가봐야 알겠죠. 우선 가봐야죠. 


이왕이면 함께 연대하며 즐겁게 가르치는 일을 하는 교사들이 더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합니다. 


교사가 되고 싶다면

1. 현실을 제대로 인정하기
: 교권침해 문제, 아동학대 고소 문제, 저출생,... 등, 교직에 우호적이지 않은 사회 현실

2. 그럼에도 교사가 되고 싶다면 하자.
: 아모르파티(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3. 교원단체 가입하여 스스로를 보호하기

4. 할 말은 하는 교사, 스스로를 잘 지켜내는 교사,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교사

5. 동료와 연대할 수 있는 마음 갖기 

6. 나만의 교직 생활 지속 가능한 방법 찾아보기, 나만의 북극성을 찾아서

by 쓰는교사 정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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