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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Oct 27. 2024

나를 깨우는 시간

<행복행복>님의 글


  오전 6시, 이른 아침 알람소리와 함께 독서모임이 시작된다. 이른 아침 줌으로 만나기 때문에 모두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컴퓨터 앞에 앉아 함께 읽은 책에 대해 생각을 공유한다. 독서모임을 통해 책을 읽으며 나의 생각이 깨어나고, 삶이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책모닝’은 나에게 연금술사의 표지와도 같다고 할까. 

  

  한 달에 한 번 ‘책모닝’으로 독서모임을 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우리 독서모임은 신기하게도 중간에 빠지는 사람 없이 내내 같은 멤버와 함께 2년을 보냈다. 이제 익숙한 사람들이 되었지만 새로운 책을 만날 때마다 저마다 새로운 생각과 시각을 나누게 된다.      


  매달 마지막 주 오전 6시에 독서모임을 시작해서 약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다. 이른 아침에 만나기 때문에 모임 이름도 ‘책모닝’이다. 우리는 책으로 함께 주말 아침을 연다.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절 만들어져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온라인(줌)으로 모임을 진행해 왔다. 새벽 6시와 줌으로 만나는 것은 개인적인 일정과 생활에 영향이 없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 새벽 6시, 그리고 온라인 모임이라는 것이 이 모임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책모닝’ 멤버는 모두 블로그 이웃이기도 하다. 우리는 모두 읽고 쓰는 사람,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또 우리는 모두 전, 현직 교사이자, 아이들의 엄마, 여성으로 참으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렇기에 대화를 하다 보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편안하고 재미있다.  

   

  ‘책모닝’에서 함께 읽은 책은 그냥 하지 말라(송길영)을 시작으로 모두의 관심사인 글쓰기 분야, 혼자 읽기 벅찬 벽돌책(총균쇠,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트렌드 전망, 자기 계발서, 에세이, 재테크, 투자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었다. 읽었던 책들 중에는 혼자라면 읽지 않았을 책도 있고, 읽고 싶지만 혼자라면 분명 어려워서 덮었을 책도 있다. 함께 읽기에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고, 새로운 지식과 생각을 담을 수 있었다. 특히 총균쇠,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연금술사는 독서모임을 통해 재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보통 책을 한 번 읽으면 다시 읽지 않는데, 재독을 하니 처음 읽었을 때 놓쳤던 부분들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며 더 깊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독서모임을 통해 ‘트렌드 코리아 2022’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글로 표현되어 있어 신기하고도 재미있었다. 그냥 하지 말라, 소유의 종말, 트렌드 코리아 2023, 시대예보까지 트렌드 분석 및 전망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도 이제 세상의 흐름이 조금은 눈에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책에 나온 모습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현재 모습을 통해 미래의 모습을 내다보며 미래의 삶을 준비해 볼 수 있다. 독서모임 전에는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을 읽은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독서모임 선정 도서가 아니어도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을 혼자서라도 꾸준히 읽고 있다.

     

  어떤 책이든 매일 책을 읽고 있는 나는 나름 독서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함께 읽기로 했을 때 어려워도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책의 내용을 읽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만 눈이 따라가는 이해 없이 글자만 읽고 있다는 느낌으로 읽고 있었다. 혼자라면 앞부분만 조금 읽다가 다시 고이 책장에 꽂아놓았을 책이다. 책모닝에서 니체의 사상, 사랑, 삶, 시대적 배경 등,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처음 읽을 때보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함께 읽기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2022년 1월 첫 모임을 시작으로 2년 동안 함께 읽은 책이 25권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함께 읽으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혼자 책을 읽는 것도 참 좋지만,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읽으면 더 많은 생각들을 확장하게 되어서 책을 더 넓고 깊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가끔은 내가 상상할 수 없었던 부분을 언급해주시기도 하고, 인상 깊었던 부분들도 제각각 달라 책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책모닝’은 책을 넘어서 나의 생각을 깨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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