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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Dec 03. 2023

10년 후 나는 지금의 내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을까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저널링 


잘 살려면 지금부터 뭘 해야 하나 묻기에 블로그 글을 읽고 생각난 것을 기록한다. 필자에게 서른 살이 된 독자가 ‘잘 살려면 지금부터 뭘 하면 좋을까요?’하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필자는 자신이 서른 살로 돌아간다면 ‘어떤 시기가 아니면 안 되는 나중에 횃불로 타오르게 될 불을 지피는 읽기’를 먼저 하겠다고 하셨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물러서 내 앞의 문제를 직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봐야 함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지금, 여기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 그 이유는 내 안에 있을 것이니까. 그게 뭔지 꺼내 봐야 더 가도 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니까.


‘하지만, 내가 그대처럼 서른 살로 돌아간다면’이라는 말을 나에게 다시 해 본다. ‘하지만, 내가 그대처럼 마흔 중반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운을 띄워본다. 지금 내 안의 문제들이 해결이 되어야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지나고 나니 너의 그 고민이 그때는 힘들었어도 결국 다 해결되더라 하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전념하고 난 이후에 해 줄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수많은 어려움과 부딪히게 된다. 요즘은 힘든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만날 때 어느 정도까지 지도를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나의 애씀으로 지도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어떤 해결 방법이 있을까를 생각한다.


고민을 하다 보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교사로서 도와주고 싶어도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한 외부적인 환경 요인은 내가 바꿀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교사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고민을 해봐도 결국 기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존중받으며 자신을 사랑하고 친구를 배려하는 경험을 많이 가져야 한다. 너무 뻔한 이야기이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런 문화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교사가 지치지 않고 사랑을 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0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내가 그대처럼 마흔 중반으로 돌아간다면 교사로서 어떻게 하면 기쁜 마음으로 학생들의 결을 살피고 따뜻한 환대를 해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교단에 서는 시간은 앞으로 15년 이내일 것이다. 그 시간 동안 내가 기쁜 마음으로 학생들의 결을 살피고 따뜻한 환대를 해 준 후 아쉬움 없이 교직을 마칠 방법을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내가 일방적으로 희생한다는 말은 아니다. 무엇보다 나를 존중하면서 학생들에게 존중과 사랑을 가르치고 싶다. 비행기 추락 시에 부모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아이를 챙기는 것처럼, 교사로서 산소마스크를 먼저 착용하고 학생들의 산소마스크를 챙겨줄 것이다. 그날을 위해 지금 나의 마음의 불을 지펴 횃불로 타오르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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