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호 작가의 <49개국을 다녀보고 깨달은 한국인의 삶이 불행한 이유>라는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영상에서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나만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통해 꿈을 이루고 또 꿈을 꾸는 삶을 사는 오현호 작가의 마인드가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면 잘하든 못하든 아이의 성적이나 진로 때문에 학부모는 고민이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잘하는 학생의 학부모들이 더 전전긍긍하며 아이의 점수에 예민해지기도 한다. 내신 0.n 차이로 학교의 이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을 나와도 아이들은 또 다른 출발선 상에 선다. 취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신입사원 대신 경력사원 채용이 많아져서 인턴사원으로 경험을 많이 쌓고 어디든지 먼저 일을 시작한 후에 이직을 하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취업을 해도 결혼, 또 다른 단계의 삶이 기다린다. 그게 우리 사회다.
아이들이 떠나야 할 여정은 이토록 길고 험난한데 학교나 가정에서 점수 몇 점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게 과연 아이 인생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런 나의 생각을 너무 안일하다고,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이도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결과가 안 나올 수도 있고, 열심히 해도 결과가 생각보다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결과에 대해서 열어놓으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렇게 내려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보았고 학급 아이들을 봐도 아이마다 가진 재능이 다른데 어쩌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과정에서의 열심히 하는 노력뿐이라고 말한다. 시험을 보든 발표를 하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까지가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당일은 그 연습한 것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통제하되 그 이외의 것은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주어진 결과에 따라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것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의 삶이 대입시험으로, 입사 시험으로 단정 지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험으로 인해 가는 길의 종류는 달라지겠지만 내가 원하는 곳까지 가는 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꼬불꼬불 돌아갈 수는 있어도 그 길이 끊어진 것은 아니니 무엇을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만 그 어떤 때라도 스스로를 사랑할 것,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함을 알려주고 싶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을 빨리 벗어나
사회가 정한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을 찾으면
그때부터 나만의 세상을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인생의 정답이라는 게 없어요.
사람들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정답인 줄 알고 착각하는 거예요.
서울대 나와도,
대기업 취업해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죠.
내 기준이 아니라서 그래요.
오현호 작가, 유튜브 영상 <49개국을 다녀보고 깨달은 한국인의 삶이 불행한 이유>
오현호 작가의 이야기는 박웅현 작가가 쓴 [여덟 단어]에 나오는 '자존'에 대한 이야기와 같다. 나를 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내 안에 기준을 세워야 한다. 그렇게 내 안의 점을 찍고 나의 별을 찾아 나설 때, 우리는 우리 안의 잠재된 능력을 끌어모아 폭탄을 터뜨린다고 했다. 우리 모두는 폭탄인 것이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하지 않으면 폭탄은 터지지 않는다.
아이들이 제풀에 지쳐 살아가는 게 가장 안타깝다. 남들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자신이 가진 보물을 찾지 않은 채 수그러드는 게 제일 안타깝다. 그래서 더 이런 말들을 해주고 싶다. 실패해도 괜찮고, 못해도 괜찮다고. 대신 그렇게 되었으면 인정하고 거기에서 다시 시작할 기운을 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무 성과가 나지 않는 순간에도 자신을 아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럴 때일수록 아주 작은 하찮은 목표들을 하나씩 세워 다시 자기 자신을 세우며 살아가길 바란다.
입시를 앞둔 아이들은 날마다 점수 앞에서 좌절할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기 돌봄, 자존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한다. 사랑한다고, 네가 가장 소중하다고 계속 말해주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 점수 앞에서 좌절해도 툭툭 털고 일어나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