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떠나야만 새로운 길이 열리는 걸까?’를 자주 생각한다.
교직 안에서도 나답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랜 시간 교실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느낀 건,
결국 교사라는 일도 ‘나의 방식’이 스며들어야 오래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자료를 만들고, 누군가는 상담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또 누군가는 글로 생각을 정리하며 수업을 더 깊게 만든다.
나는 그중에서도 ‘글로 관계를 세우는 교사’에 가깝다.
아이들과의 하루를 돌아보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떤 마음으로 반응했는지를 쓰다 보면
내가 왜 이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순간에 힘이 나는지를 다시 알게 된다.
그렇게 쓰는 일은 나를 지치지 않게 해 준다.
이제는 교사로서의 일을 ‘내 방식으로’ 이어가고 싶다.
정해진 틀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그 만남이 나를 소모시키지 않게 균형을 잡는 것.
때로는 이런 생각을 글로 남기면서도 걱정이 든다.
‘교사가 뭐 이런 생각을 해도 될까?’
‘내가 너무 자유롭게 보이진 않을까?’
그런 마음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이제 조금은 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생각하는 교사는,
자신을 돌보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걸.
나답게 일하는 건 결국 아이들을 더 건강하게 만나는 일이니까.
교직을 떠나지 않아도,
나답게 일하는 길은 분명 있다.
그 길을 찾는 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지금의 나는 충분히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