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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Aug 15. 2023

프로가 된다는 것은 '슬퍼도 슬퍼만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프로인가? 프로가 되고 싶기는 한가?’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표준국어사전에 따르면 ‘프로’는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또는 직업 선수를 의미하고 전문가 또는 프로페셔널이라고도 한다. 나는 프로이고 싶어하면서도 프로를 지향점에 두고 하는 것이 두려웠다. 교육전문가라고 생각하며 가르치고 싶었지만 예상치 못한 일들이 올까봐 두려워서 그저 내 역할을 묵묵히 하는 것에 만족하고 살았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과 그냥 여기서 내 몫하고 조용히 지내자 하는 마음이 공존했다.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나는 안다. 내가 아무리 잘 가르쳐도 받는 이가 그렇지 않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느끼는 게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공교육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교실’이 제일 안전하다. 그래서 안전하기 위해서 프로가 되지 않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내 학급의 아이들에게 만큼은 프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널링을 하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글을 쓰며 성장하는 교사로서 프로가 되고 싶어졌다. 그동안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흔들리며 쓰러졌던 이유는 아마도 프로정신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는가 하면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 엄동설한과 삼복더위, 모진 비바람, 태풍을 이겨낸 것처럼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시련들을 묵묵히 넘겨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 큰 슬픔 앞에서도 슬픔을 잠시 누르고 주어진 몫을 해야 하는 것이다. 나무는 날씨가 덥고 춥다고, 비바람이 많이 분다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하루 이틀 때가 늦어질 지언정 나무는 할 일을 한다. 프로라면 무릇 그렇게 해야 한다. 


하나하나의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일을 해 낼 때 프로의 기본자세를 갖춘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저널링을 통한 치유과 성장을 꾀하는 교사로서 프로이고 싶다. 프로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학생을 가르치고 학부모들을 대할 때도 교사가 할 수 있는 선을 넘은 것은 하지 않을 수 있는 분별력과 결단력이 있다. 꾸준히 저널링을 하다보니 내 목소리를 내는 교사가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잠시 찾아온 시련 앞에 무릎 꿇지 말고 가던 길 가서 가뿐하게 결과를 내는 프로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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