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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Oct 27. 2023

정박한 배는 안전할지 몰라도 배의 정체성은 상실했다


물론 압니다. '애쓰지 말고 열심히 하지 말자'라는 주장이 대세가 된 시대에 열심히 하자는 제 말이 얼마나 꼰대같이 들릴지. 하지만 이만큼 살아보니 시간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희소하고도 귀한 자원이었고, 시간을 대하는 맞춤한 태도는 결국 '열심'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 당신이 가진 걸 세상이 원하게 하라.'

... 이 책이 인생에서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들께 닿기를 바랍니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최인아 지음, 해냄



나에게 일은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나는 의미를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당연하게 말해야 하는 것을 당연히 말하지 못하는 지금이 힘들었다. 한참을 생각해 보며 지금의 현실에 나를 맞추며 살기에, 조용한 퇴사를 한 것처럼 일상을 살기에 나는 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언제든 내려놓을 결심을 하고 잘 가르치기로 다시 다짐했다.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고 기꺼이 내려가야 할 때라면 내려갈 생각을 하니 살 것 같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가르치고자 한다면 어느 자리든 진심으로 가르칠 자리는 있겠지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에게 교사는 나의 꿈이었고 나의 의미였고 전부였다. 나에게 작은 친절을 기꺼이 베풀어 주셨던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나도 아이들에게 내가 나눌 수 있는 작은 친절을 베풀며 하루하루를 쌓아가고자 한다. 그냥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하게. 


정박해 있는 배는 안전할지 모르지만 배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다. 내가 바라던 모습의 교사를 꿈꾸며 오늘도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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