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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Nov 05. 2023

아이들 세상을 보며 어른인 나의 삶을 성찰한다

새벽에 일어나 글 하나를 쓰고 빗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요즘 저는 제 안의 소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 어떻게 살 건데?'

'교사는 더 하고 싶고?'

'어떤 교사로 마무리하고 싶은데?'

'소중한 아들, 딸에게 어떤 엄마로 남고 싶은데?'


그런 생각들을 하며 저를 들여다봅니다. 제 삶을 더 많이 들여다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오는 충만함을 종종 느낍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조금씩 차올라 가슴이 꽉 찬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어느 순간 찌르르 아프기도 해요. 언제나 끝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있거든요.


그냥 그렇습니다. 요즘 제가 생각하며 사는 삶이 그래요.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려요. 어제도 단감을 가져다준 언니 손을 꼭 잡으며 "언니가 있어 너무 좋다"라고 했어요.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문장들도 떠올리며 그 순간을 잡아두려고 합니다. 마음속으로 '찰칵'하면서요. 그리고 문득문득 아이들에게 해 줄 말을 떠올려요.


지난주 5학년 방송부 아이들 면접을 봤어요. 5명 모집에 10명 지원, 그중 2명은 면접에 오지 않았어요. 면접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저를 볼 때마다 '방송부 너무 하고 싶어요'하고 방송부에 대한 애정이 컸던 학생이, 제가 다른 것은 부족해도 방송부에 대한 애정이 넘쳐 뽑으려고 찜했던 학생이 오지 않았어요. 동영상 제작이 있었는데 그것을 부담되었다는 이유로요. 사실 동영상 제작이 어플에서 사진 몇 개만 넣어 만든 것도 무조건 만점 처리할 예정이었거든요. 그 과정에서의 성실도, 태도를 보고자 했는데 이렇게 바로 포기를 하는 학생이 있었어요.


아이들 세상을 보면 어른의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껴요. 아이들만 그럴까요? 아니요. 어른들도 그렇죠. 토익 시험 보겠다고 원서 접수하고 공부 안 했다고 안 가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윈스턴 처칠이 한 대학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여러분은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중



방송부 면접을 지레 포기한 학생을 보고 -정말 이 학생은 면접에 오기만 하면 합격이었는데- 윈스턴 처칠이 왜 '절대로'를 저렇게 많이 쓰며 이야기했는지 알 것 같아요. 진심으로 알려주고 싶었던 거예요. 정말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도 도전하는 것들에 대하여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기로 했어요.


아이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어른인 우리는 볼 수 있죠. 우리는 보지 못하는 것을 각자의 정상에서 성공한 자들은 볼 수 있죠.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상황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전문가인 척을 하는 사람이 아닌 전문가, 그 자리에 진심인 사람의 목소리가 중요합니다. 전문가라고 할 때 스펙이 그를 말해주기도 하겠지만 그가 하는 일에 대한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신의 일을 진정성 있게 하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선 자리에서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요? 그런 마음으로 1년, 2년, 3년,... 5년,... 10년이 쌓이면 그 사람의 전문성은 누가 인정하지 않아도 저절로 단단해져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제 전문성을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전문성 하나는 있습니다. 개개인의 고유성에서 오는 전문성일 수도 있습니다. 나만 가지고 있는 그 고유성이 내 일과 만나서 새로운 전문성을 만들어 낼 거라 생각합니다. 온전히 내가 되는 삶, 거기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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