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 갑자기? 책

2026년 2월 6일 금요일 날씨: 기침아, 그 입 다물라

by 대차게해봄

올해 목표는 ‘아무것도 안 하기’ 였다. 그저 포도나 챙기고 친정이나 돌보고 몇 년째 밀린 일들(부동산 투자 복기, 노트북 파일 정리, 창고에 쟁여둔 수납함 정리 등)이나 하려고 했었다. 뭔가를 열심히 노오력하는 건 안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왜 ‘아무것도 안 하기’를 목표로 잡았을까. 왜, 왜, 왜. 이제야 그 이유를 파헤치는 나. 갑자기 섬뜩하다. 혹시 이런 마음이었을까. 어차피 해도 잘 못 할 거야, 어차피 해도 잘 안될 거야, 그러니까 아예 처음부터 뭐든지 하지를 말자. 이런 무기력이 깔려있었던 건 아닐까. 지금,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오늘은 참 긴 하루였다.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 두시까지 쉬지 않고 기침했던 포도, 유치원 대신 병원에 갔다. 아침에는 군고구마, 점심에는 전복소고기죽, 저녁에는 동태알탕을 챙겨주며 마트를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했더니 하루가 증발했다. 틈틈이 떨어지는 닉스와 삼전 주식을 주우려고 했는데, 했는데, 했는데, 넥스트장에 더 떨어질 거라 기대하며 기다렸는데, 렸는데, 렸는데, 왜 다시 오르냐고요! 정신만 사나웠다. 하나도 사지 못했다.


만약 내 목표가 ‘주식 투자하기’였다면, 오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오력은 했으니, 조금만 만족스러운 하루였을까. 나는 어쩌다 주식 투자를 하게 된 것이지,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다. 어쩌다 사봤고, 어쩌다 수익률 마이너스 60%까지 찍어봤으며, 어쩌다 물타기를 하다가, 돈을 쪼매라도 벌려고 하게 되었다. 의도. 나의 의도. 과연 나의 의도가 중요한가. 내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내 멱살을 잡아끄는 경우가 더 많다.


책을 한참 덜 읽어서 이렇게 사는 걸까.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엥? 갑자기? 책을 읽으면 더 잘 살고, 더 잘 쓰게 될 것이다. 간절히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간절히 책이나 읽자.


<대차게해봄>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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