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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코치 Apr 02. 2021

몇 번의 퇴사 후, 깨닫게 된 것!

억지로 구두를 신으면
결코, 오래 걸을 수 없다.

오늘은 새 구두를 신고, 한 참을 걸었어요. 발이 너무 아프더군요. 몇 번 신으면 길들여지겠지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5 천보쯤 걷다가 도저히 못 걷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를 타도, 정류장에서 7분은 더 걸어야 집에 도착하는데... 그마저도 힘들 것 같아서 자주 가는 카페 정류장 앞에서 내렸어요. 커피 한 잔 하면서 쉬어가야 그나마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이 구두최근 입사한 회사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습니다. 회사도 처음부터 나에게 맞지 않는 구두를 억지로 불편하게 신고 다닌 느낌이었으니까요. 회사 문화도, 업무 안 맞고 강점 활용도 전혀 활용할 수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일하는 방식도, 일의 속도도 너무 달랐습니다.


아무리 달라도, 좀 지나면 괜찮겠지. 마치 새 구두를 길들이는 시간처럼, 일에도 적응 시간이 필요한 거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처음부터 맞지 않았던 구두를 억지로 신고 다니면서 구두에 내 발이 맞아지기를 생각했더라고요.


억지로 참는 시간 동안, 얼굴빛은 점차 회색빛으로 변고, 심한 두통과 잦은 몸살로 몸도 맘도 지칠 대로 지쳐갔습니다. 소화제, 근육통 약, 두통약, 몸살약까지 약도 3~4개씩은 들고 다니면서 버텨보려고 했. 몸과 마음의 신호를 무시했습니다. 그랬더니 결국, 불면증까지 도져서.... 수면 부족에 시달렸어요. 명상 앱도 들어보고, 해결을 구하고자 책도 매일 읽고, 꿀잠을 위해 토퍼까지 샀는데 이 많은 애씀 결국 소용없더군요. 

마지막 출근길, 영양사를 그만두던  이 문득, 떠올랐어요. 보통은 그 시절 생각하면 버틸만해지는데, 그날은 '더는 못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느꼈어요. 스스로의 한계점을 알아채는 순간은 보통 2년 반은 지나야 오는데, 이번에는 2달 반도 채 되지 않았으니... 좀 빠르다 느꼈습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구두를 신으면
나만 상한다.


가끔 발에 맞지 많은 구두도 오래 신다 보면, 가죽이 늘어나서 발에 맞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도 버틸만해야 져야만 가능한 것 같아요.


이번 일이 딱 그랬죠. 3주 차에 이미 끝을 알았는데, 억지로 버티고 버티가... 실수와 오해가 엉키면서, 퇴사가 결정됐습니다. 뭐든 억지로 버티면, 끝이 나쁘다는 것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제. 대.로' 깨달았어요.


사실, 어차피 신을 때마다 아픈 구두라면, 다른 구두를 찾아 신는 게 맞는 건데... 미련하게 길들이겠다고 내 발에 상처를 내는 아둔함이라니... 다시는 이런 씁쓸한 경험을 만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 들었어요.


결국,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에 도착하지도 못하는 구두라면, 쓸모를 잃은 건데... 말이죠.


일도 그렇죠. 내가 가고픈 목적지와의 연결이 없고, 자꾸 상처가 생기는 일이라면, 어서 다른 일을 구함이 옳아요.


나 아닌 것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나에게 맞지 않은 구두를 벗어던지니, 이토록 홀가분한 것을 왜 그렇게 고통스럽게 버텼는지 모르겠습니다. 3주간의 재택근무로, 스트레스 대상으로부터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생기니, 오히려 일의 속도빨라지고, 집중도 잘되더라고요.


일의 환경이 업무의 효율에 이토록 중요하다는 것 다시금 느꼈습니다.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일을 하느냐가, 어떤 ''을 하느냐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나에게 맞는 구두를 신어야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일은 없어요. 완벽한 회사도 없고, 완벽한 사람도 없죠. 하지만 적어도 이런저런 일을 경험해 보, 나에게 맞는 일이나 환경을 스스로 찾아 나서야 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나에게 맞는 구두를 찾아 계속 걸을 수 있는 법이니까요. 그래야 내가 진짜 원하는 목적지에 닿을 수 있을 테니까요... 아니라면, 과감히 벗어던지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일에서도 행복할 자격 있는 나 자신을 위해서:)


-모두가 자기답게,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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