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동네에 작가가 산다. 마침 오늘 그의 출간 기념회가 있었다. 자전거 타면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오전 10시에 느지막이 일어났다. 집안일 좀 하고 빈둥대다가 출발했다. 약속 시간인 1시에 딱 맞춰서 도착했다.
이미 도착한 사람이 있었다. 대구, 대전, 제주에서 오셨다고 한다. 음, 그렇구나. 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같은 작가를 좋아하는 분을 직접 만나서 반가운 마음뿐이었다.
반나절 정도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글쓰기에 진심인 분들과의 대화는 정말 행복했다. 과분한 칭찬도 들었고, 감사한 응원도 받았다. 그저 좋았다.
뒤풀이 식사까지 마치고 각자 헤어졌다. 나는 소화할 겸 30분 정도 걸어서 집까지 도착했다. 짐을 풀고 뿌듯한 마음으로 오늘의 이벤트를 상기시키는데, 갑자기 가시 하나가 삐쭉 내 마음속을 찔렀다.
'이렇게 산책 다녀오 듯 가볍게 다녀와도 되는 자리였나?'
오늘 내가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함께 해준 사람들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분들은 몇 주 전부터 기차와 비행기를 예약하고, 아침부터 부리나케 달려왔을 터였다.
나는 겨우 몇 십분 가지고 그들의 하루를 얻은 셈이다. 누가 더 오늘의 이벤트에 진심이었나 묻는다면, 단연코 내가 꼴찌였지 않을까. 멀리서 온 그들의 시간의 무게를 감히 헤아릴 수가 없다.
오늘 이렇게 행복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의 소중한 시간 덕분. 진심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