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ume 9. 힙스터들의 성지, 스텀프타운 커피
Volume 9. 힙스터들의 성지, 스텀프타운 커피
그렇다. 사실 스텀프타운은 포틀랜드가 원조다. 그렇치만 뉴욕 맨하튼 에이스 호텔에 자리 잡은 이곳이야 말로 가장 특색 있는 곳이다. 왜냐하면 이곳은 힙한 아티스트를 비롯하여, 패피, 비즈니스맨, 그리고 수많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만의 유니크한 컬쳐에 대한 이해가 조금 필요하다. 이번 겨울의 숙소였던 에이스호텔 - 에이스호텔의 컬쳐와 연관이 있으니 일전에 기록해두었던 ace hotel nyc 포토에세이편의 링크를 아래에 걸어둔다 - 과 함께 시작되어진 이곳 스텀프타운은 사실 규모면에서만 본다면 작은 공간임이 분명하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바 테이블하나가 끝이다. 심지어 의자도 없다. 그러나 커피를 주문한 사람이면 누구나 호텔로비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점이 바로 네이버후드문화의 매력이다.
오전 6시 - 대부분의 뉴욕 카페는 이 시간에 문을 연다 - 부터 8시까지만 여유로운 풍경을 볼수 있다. 8시가 넘어가면 커피를 주문하는 줄이 호텔 로비까지 나올 정도니 그 열기가 매우 대단하다. 당신이 만약 이곳을 간다면 커피 한잔에 2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하니까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하다.
일주일간 에이스 호텔에 투숙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스텀프타운이 호텔 내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고백하건대 내가 에이스호텔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 아침 6시부터 멋쟁이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신선한 커피를 매일 먹을 수 있다는 것 - 심지어 룸서비스로도 가능하다. 사실 내쪽의 취향은 현재 커피 트렌드인 신맛이 도는 원두가 아닌데, 이곳의 시그니처 블랜딩인 hair bender가 가장 무난하다. 이들만의 고유한 향미와 묵직한 바디감이 마음에 들어 몇 해동안 꾸준히 원두를 사다가 집에서도 내려 먹고 있다
오후의 나른함에 이끌려 찾아간 NYU부근의 또 다른 스텀프타운은 내부는 좀 더 클래식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앞서 그것과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그러나 매우 단순하게 같은 스텀프타운이니까 같은 원두를 쓴다는 사실은 제외하더라도 이곳만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공통점을 말하려면 조금 다른 시선이 필요하다 - 이렇게 훈훈한 바리스타들이 내려주는 커피가 더 맛있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겠는가. 내 대답은 예스다. 물론 바리스타 역량의 차이로 맛이 달라질순 있겠으나 그 부분은 패스하자. 믿을 수 없겠지만, 글자 그대로 바리스타의 비쥬얼 때문에 맛의 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커피는 단지 미각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다. 그것은 카페의 분위기, 흘러나오는 음악, 공간 안의 사람들, 하물며 인테리어까지 그 모든 것들로 하여금 커피맛은 영향을 받는다. 아마 커피를 맛으로만 판단한다면 나는 절대미각도 아니고 커피 박사도 아니므로 굳이 이런 언급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텀프타운은 단순히 카페가 아니라 이렇게 멋스런 취향이 있는 문화 그 자체라고 말해두고 싶다.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힙한 바리스타들이 아침마다 내려준 커피 한잔의 마법은 하루의 시작을 더욱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USA | NYC | 2016 | ©Hyunwoo Kim
또 한번 언급하게 된 에이스 호텔.
포토에세이 링크를 함께 걸어두며
https://brunch.co.kr/@benhyunwooki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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