育我의 순간들
“엄마로 살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育兒가 아니라 育我를 했다”
「마녀체력」으로, 온 국민이 운동으로 들썩이게 했던 이영미 작가가 「마녀엄마」라는 책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을 키우는 일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우연에 운명이 겹쳐 만나게 된 이영미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마녀엄마책을 마녀체력처럼 살기위해 나선 등산의 파트너로 들고 다니며 볕뉘 아래서, 하늬바람을 쐬며 책장을 넘기고 아이들 방학이 되기 전 12월 초에 작가님을 도서관에 모시게 되었다. “온 가족이 행복한 마녀 엄마의 마녀 체력이야기”를 주제로 말이다. 앞서 한 번 언급했던“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라는 말과 더불어 “다정함은 탄수화물에서 나온다”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말인즉슨 잘 먹고 잘 쉬어야 남을 돌아볼 여력도 생긴다는 말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녀엄마의 책을 읽다보면, 부모로서 해줄 단 세가지 라는 박노해 시인의 시가 나온다. 작가는 이 시를 필사하여 붙여놓고 보고 또 보고 했다고 하였는데, 나 또한 타이핑하고, 출력해서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끼리 독서모임에 나눠드리며 우리 함께 냉장고에 붙여놓고, 설거지할 때마다 함께봐요.라고 말씀드렸다. 그 시에서는 아이에게 자유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하여는 단호함을, 평생 가져갈 좋은 습관을 물려주자는 이야기 끝에, 좋은 부모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에 대한 시선, 관점을 “아이”에게 두는 것이 아닌, 나의 삶을 잘 산다면, 아이는 스스로 잘 따라올 것이라는 것. 훈육보다 더 좋은 가르침이기에 아이들에게 엄마의 삶도 종종 보여준다. 혼자 운동하는 모습도, 혼자 식탁에서 조용히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슬며시 엄마의 행동을 따라하곤한다. 나의 삶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育我이자, 育兒가 아닐까.
마녀엄마와 같은 결로, “이적엄마” 혹은 “아들 셋을 서울대 보낸” 여성학자 박혜란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이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육아 교육시장에서 25년간 45만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책이니, 시대의 흐름을 초월하여 견고한 관념을 전달해주는 책이라 읽다보니, 아이들을 키울 때, 이제는 여섯 손주를 키우는 단단한 삶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내가 아는 그 ‘이적’이 커가는 과정도 상상이 되니, 얼마나 즐거운 책인가. 육아를 하지 않아도, 앞으로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이 두 책과 닮은 국내외 그림책이 있다.
홍지혜 작가의 「L부인과의 인터뷰」
그림책인데 종종 어린이열람실이 아닌, 종합자료관에 있는 책들은 주 독자가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라 판단되기에 위치가 달리 있다는 것. 이 책 또한 책의 쪽 수, 글 밥등 어린이 책보다 더 적지만, 이 책을 종합자료관에 비치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21년의 마지막 날의 책. 둘째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중에 “닮았어”하고 추천받았던 이 책은 L부인을 따라 “이제는 내 차례다. 거울을 깨고, 나를 찾아 떠날시간이 곧 다가오고 있다”라는 생각으로 생각의 전환 스위치는 물론, 포지션에 대한 생각도 함께해준 책이다.
올해는 L부인처럼 해도해도 끝이없는 육아와 집안일 사이에서 간간히 나를 잃지않기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한 '감'을 잃지않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생각하고, 행동하였다. 아이가 잠든 시간, 더듬더듬 손에 잡았던 책들은 가끔은 도피처가 되어 나를 위로해주었고,무리일까? 생각하면서도 놓치기 아쉬워 수강하였던 수업들은 자격증과 사람들로 돌려받았다.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나도 아껴주어야 하기에, 누군가를 위해 사는 삶보다 주체적인 삶을 사는 한 해였다. 2021년도, 잘 살았다. 2022년도 잘 살아야지 :)
라고 남겼던 지난 날의 기록처럼, 점점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반면,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 지금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 책은, 출간 20주년 한정판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우여곡절 끝에 책을 구매하였다. 도서관의 책이 아닌, 나의 책이 되고 나서는 조금더 꼼꼼하게 오랫동안 더 자주 살펴보게 되었고, 아이들도 작가가 숨겨놓은 재미요소를 하나 둘 늘 새롭게 접근하는 책이다. 앤서니브라운와 한나 바르톨린이 내한하여 전시회에 사인회를 진핼할 때, 가슴 두근거리며 앞에 나서서, 말 한마디 못한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아이들이 그의 책을 보고 낄낄 웃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샀던 건 “너희들은 다 돼지야!”라고 외치던 엄마의 모습에 나의 모습이 비쳐 혹은 함께 살고있는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아이들의 잠자리 독서에서 하고 싶어 책을 사게 되었다.(느꼈을려나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차를 고치며 눈을 빛내며 웃고있는 엄마 모습에, “왜 엄마가 웃고있어?”라는 질문을 첫째가 하였고, “엄마가 하고싶은 일을 하니깐”이라고 대답하며 나도 하고싶은 일을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책을 읽어도, 잔상이 오래남는 책들은,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해주는 책일 것이다, 그래서 편독이 편파적인 사람을 만들 수 있어 위험한 독서법이라고들 하지만, 나의 생각은 “편독” 자체가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그 분야에서 여러 사람들의 글과 이야기를 듣다보면, 언젠간 나만의 주관이 생기게 되고, 나의 삶을 살아갈 자양분이 되니깐.
친정엄마가 하신 말씀은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다.
기왕, 남들이 하는 거 다해보고 해봤는 데 별로면 그때가서 포기해도된다고, 혼자 사는 삶, 둘이 사는 삶, 아이가 하나 인 삶, 둘인 삶, 모두 인생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아이가 어느새 둘이 되었고, 생각지도 못한 아이들의 행동과, 아이들을 키우며 나에게도 이런면이..? 라는 생각이 들만큼 생소한 장면들이 내 인생을 채우고 있다.
그래서 난 오늘도 育兒의 순간들을 빌려 育我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