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레카 권 Jul 23. 2020

제주, 누구랑 같이 갈래?

넌 코코, 난 뒤라스... 그리고 우리 같이...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설렘보다 더 크지만 올해에도 제주에 다녀오기로 했다.


오후 비행기라 오랜만에 달콤하게 늦잠을 자고 짐을 꾸리는데, 아들 녀석이 쫑알쫑알 인형들과 이야기를 한다.

그러더니 쪼르르 달려와 내게 얘기한다.


열 살 아들의 최애 인형친구들




"엄마, 제주에 몽몽이, 코코, 뚜룽이 셋이 가면 안돼?"

"안돼, 그럼 비행기 티켓이 더 있어야 돼"

"하나는 괜찮아?"

"응, 하나는 네 무릎에 앉히면 되거든~"

"아하~"



최종 선택을 받은 아들의 여행친구는 "코코"




매일 밤 안고 자는 몽몽이, 뚜룽이와 코코...

아들의 마음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마치고 최종 선택을 받은 아이는 초록 초록한 코코다.


괌에서 데려올 때 비행기를 탄 이후 첫 여행이라며 코코를 선택했다는 아들의 설명에 그저 웃는다.

함께 가지 못하는 인형들에게는 다음 여행에 차례대로 데려가겠다며 위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가끔 어른보다 어른 같은 말을 할 때도 있지만
인형을 좋아하는 아들은 역시 아직 귀여운 꼬마다.


가져갈 짐을 대충 꾸리고 이제 내가 데려갈 책을 고른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삶을 산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나의 여행친구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은 살았던 마르그리트 뒤라스...
요즘 그녀에게 온통 내 마음을 빼앗겼다.

비오는 제주 리조트에서 나의 벗이 되어줄 두 권의 책을 챙겨 넣고 가방을 든다.


이제 출발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꽃을 받을 용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