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장편소설 <고래>를 읽고
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10페이지 춘희와 같은 감방 여죄수의 말
어떻게 서로 미워하지도 않는데 화를 내며 싸우고,
사랑하지 않는데 왜 눈물이 나오는지
그녀는 의아했다.
98페이지 금복이 처음 '영화'를 보고
과연 객관적 진실이란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117페이지
당연하지. 보고 싶은 것들은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어 있어.
141페이지 코끼리 점보와 춘희
그녀의 특별한 재능은
바로 그런 한없이 평범하고 무의미한 것들,
끊임없이 변화하며 덧없이 스러져버리는 세상의 온갖 사물과 현상을
자신의 오감을 통해 감지해내는 것이었다.
149페이지 춘희...
춘희에게 금복은 영원히 가 닿을 수 없는 신기루와도 같았으며,
춘희의 바람은 끝내 채워질 수 없는 허기와도 같았다.
그래서 그것은 결국 그녀를 평생 따라다닐 아득한 그리움이 되고 말았다.
200페이지
끝없이 상실해가는 게 인생이라면 그녀는 이미 많은 것을 상실한 셈이었다.
264페이지
저에게 소설은
여전히 가장 자유롭고
가장 새로운 예술 장르입니다.
수상작가(천명관) 인터뷰에서
한 쌍의 족제비가 사랑을 나누듯
한 쌍의 잠자리가 사랑을 나누듯
우리 다시 만나
예전처럼 함께 사랑을 나누어요.
그대, 어서 돌아오세요.
나는 언제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417페이지 춘희의 그림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한 시인이 남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