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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레카 권 Oct 06. 2020

코로나 상황 속에서 이별하기

이 땅에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상실감...

추억의 힘은 얼마나 클까, 얼마나 길까...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두 차례의 수술과 힘든 항암을 버텨오셨기에
조금은 더 우리 곁에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
 
마음의 준비를 다 못한 채 보내드려야 해서 슬픔이 크다.




우리가 돌아갈 곳은...



이별이 남기는 건 감사와 미안함 뿐인 것 같다.

마냥 좋기만 했을 리가 없을 텐데도
그저 좋았던 기억만 머릿속에 떠오르고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마음을 누른다.

코로나 19 2단계 상황이라 외부 조문객 없이 가족과 친지들끼리 고요하고 평안하게 이별의 시간을 가졌다.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고 함께 나누는 고요한 시간은
코로나 상황 속에서 이별하는 우리에게 더없이 값진 보물 같은 기억이 될 것이다.


제주, 함께했던 추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위로 누나 셋에 하나뿐인 아들인 남편...

'보고 싶다 생각하니 자꾸 눈물이 난다'는 남편의 울먹이는 말이 시도 때도 없이 나를 울린다.


누군가의 빈자리는 다른 것으로는 결코 대체될 수 없다.
남편에게 '엄마'를 대신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서로의 상실을 다독여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지 모르겠다.


평소에는 일 없으면 문자도 잘 안 보내는 아내지만,
오늘 출근길에는 문자 한 통 넣었다.

"출근 잘해...."



깊은 슬픔을 위로의 마음으로 감싸준 많은 분들의 온기를 가슴에 담으면서 인생에 대해, 삶과 죽음에 대하여 자문자답을 이어간다.

사랑은 결국 함께 엮어가는 스토리... 이별후에도 남겨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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