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우리는 왜 눈치를 보며 사는가?)-두번째 이야기
눈치를 보는 삶의 그늘
적당한 눈치는 분명 사회생활의 윤활유입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능력은 중요하죠. 하지만 민수처럼 모든 선택과 행동을 남의 시선에 좌우당하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항상 눈치를 보다 보면 정작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은 숨기게 되고, 점차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원하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혼란을 겪습니다. 내가 진짜 원해서 한 행동이 아니라, 그저 욕먹지 않으려고, 혹은 칭찬받으려고 한 행동들이 쌓이면, 나중에는 내가 원해서 한 일인지 남이 원해서 한 일인지 구분조차 어렵게 됩니다.
민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맨날 남 눈치만 보다 보니, 정작 스스로 내린 결정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무슨 일이 잘 돼도 "운 좋게 다른 사람 기대에 맞춘 덕분"이라 여기고, 일이 조금만 틀어져도 "내가 눈치를 못 챘나 봐"라고 자책합니다. 이런 삶에서는 성취감이나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늘 다른 누군가의 판단에 내 존재 가치가 달려 있다고 느끼니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우리가 그렇게 신경 쓰는 "남의 시선"이라는 것이 때로는 우리의 착각일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내 셔츠에 작은 커피 얼룩이 묻으면 온 세상이 그걸 볼 것만 같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은 알아채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죠. 모두 자기 일에 바쁘고, 자기 모습 신경 쓰느라 남의 실수에는 큰 관심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누군가 나를 흘깃 쳐다봐도, 상대는 아무 생각 없이 본 것일 수 있는데 우리는 "왜 날 봤지? 내 꼴이 이상한가?" 하고 과하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스포트라이트 효과"라고 부릅니다. 마치 무대 위에 선 것처럼 모든 사람이 나를 주시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 무대 위에 자신을 올려놓고 불필요한 긴장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요?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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