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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트럭으로 첫 출근을 하다

나는 오늘 백만 원을 벌었다.

by 다올

밤새 잠을 설치다 보니 어느새 아침이 되었다. 반죽과 호떡 굽는데 필요한 누름 개. 집게, 종이컵 등 물건들을 챙겨서 출발했다.

내가 배정받은 장소는 퍼플교다. 푸드 트럭이 총 다섯 대였다. 하나는 임자도 튤립축제장에 배정되었다. 하나는 암태도 에로스박물관, 하나는 팔금도의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 작목길에 배정되었다. 나머지 두 대는 모두 안좌도의 퍼플섬에 배정되었다. 반월도 주차장 쪽과 박지도 쪽 매표소 근처에 각각 자리를 잡았다. 내가 장사를 시작하게 된 쪽은 박지도 매표소 쪽이었는데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소다. 내자리가 더 유리한 장소였다. 내가 생활이 힘든 것을 아는 오빠네 부부가 양보를 해주어서 그 곳에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목은 누구가 바라는 곳인데 선뜻 양보해준 오빠네 부부가 고마웠다. 나도 일년은 내가 이곳에서 하고 내년엔 자리를 바꾸자고 말했다.


코로나에 접에 들면서 독서에 공을 들였다. 이전에는 주로 수필과 소설, 시를 읽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하게 된 독서모임에서는 자기계발서 위주로 책을 읽었다. 이전까지는 거의 읽기 않던 장르였다. <독서천재 된 홍대리>를 시작으로 <시크릿>, <트랜드 코리아>, <청소력>, <꿈꾸는 다락방> 등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해 알게 되었다. 생각하고 쓰고 말하는 대로 상황이 전개된다는 소중한 법칙을 알게 된 것이다.

퍼플교로 향하는 내내 나는 외쳤다.

“나는 오늘 백만 원을 벌었다.” “나는 오늘 백만 원을 벌었다.” “오늘 호떡집에 불이 났었다.”

계속 소리를 내어 외쳤다. 백미러를 보고 미소를 짓는 연습을 했다. 뇌는 생각보다 똑똑하지 않아서 진짜와 진짜가 아닌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했다. ‘00하고 싶다’가 아니라. ‘00했다.’고 과거 완료형으로 말하라고 써 있었다. 나는 책에서 배운 대로 실천을 했다. 열 번, 스무 번, 백 번 그렇게 외치는 동안 나는 백만 원을 번듯한 기분이 들었다. 푸드 트럭 앞에 길게 줄을 선 손님들의 모습에 흥분되었다.

더욱 크게 외쳤다.

“나는 백만 원을 벌었다!”

“푸드 트럭 앞에 줄이 길게 서있다!”

내 목소리는 이미 퍼플교까지 들리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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