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내가 쓰는 글은 후문학이다
올해 디지털문예창작과의 새내기가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학과이다.
이 학과를 신설한 경남정보대학도 다지털문예창작과 교수님들과 55인의 신입생들은 모두 저마다 가슴에 부푼 꿈을 가지고 있다.
입학 첫 수업이 있던 날 영미인문학자이시며 시인이고 문학 평론가이신 오민석 교수님의 특강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
"여러분이 하시는 문학은 후문학입니다. 살아온 시간이 있기에 농익고 완숙한 문학이 됩니다. 젊은 작가들의 문학이 선문학이라면 여러분의 글은 다 겪어낸 삶을 쓰는 후문학입니다."
"후문학"이란 말을 처음 접했다. 교수님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퍼덕거리는 생선의 살을 말 떠낸 회 같은 날것의 문학이 아닌 홍어나 젓갈처럼 곰삭은 그야말로 육해공전을 다 살아낸 곰삭은 문학이 후문학인 것이다.
교수님의 말씀에 왠지 용기가 났다.
퍼덕이는 싱싱한 글도 좋다.
하지만 세월이 켜켜이 쌓인 곰삭은 글이 독자의 공감을 더 불러오는데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글.
종종 나의 글을 읽은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가 있다.
글이라고 해서 뭐 거창한 것은 아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읽고 해주는 말 중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따뜻한 글. 에너지를 받는 글"이다.
나의 천성이 차갑냐 따뜻하냐 했을 땐 따뜻한 쪽이다. 그런 나의 천성이 글에서도 묻어나는 가보다.
내가 궁극적으로 쓰고 싶은 글이 따뜻한 글이다.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