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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올 Nov 10. 2024

100-6시댁에 가기 싫다는 남편은 처가에 나들이 간다

황소고집 시어머니

나는 외며느리다.

남편에게는 남동생 즉 나에게는 나보다 한 살 많은 시동생이 있지만 아직 장가 가지 않았다. 내가 볼 땐 아마 앞으로도 오랫동안 혼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남편이라는 명함에 최적화되지 않은 사람이다.

(나만의 의견이 아니라 남편, 시누이들도 의견일치, 시어머니 입장은 다르시다. 그래도 아들이 장가는 갔으면 하신다.)


시어머니는 고집이 세다고 해야 할지 자존심이 세다고 해야 할지 여하튼 지고는 못 사시는 성격이다. 그러다  보니 자식들과 자주 부딪히신다.

나도 어머니랑 의견이 안 맞을 땐 그냥 어머니뜻을 따른다.


시어머니는 무슨 일이든 본인이 직접해야 직성이 리시다보시 나는 시댁에서 100% 내손으로 식사를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어머니는 부엌이 좁아서 혼자 하시는게 편하시다며 부엌에 들어오는 것도 안좋아하신다.

배려일까?아닐까?

근데 그것이 상당히 불편하다. 며느리가 돼서 시어머니께서 차려주는 밥을 먹는 것이 나는 참 불편하다.


제사음식때는 딱 전만 부치게 하신다.

참고로 나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주방 일을 했다.

주방일이 서툴거나 손맛이 없지 않다.

새벽부터 뚝뚝뚝딱 소리에 일어나서 부엌으로 가보지만 언제나 그렇듯 들어가라  하신다.


몸은 편한데  마음은 겁나 피곤하다.



반찬도 내가 꺼내고 밥도 내가 푸고 국도 내가 뜨지만 불편하다. 밥 푸기 전에 국을 뜨면 혼난다. 그래서인지 늘 긴장된다.


큰 시누이도 친정이지만 불편하다고.


어머니는 절대 당신 의견을 굽히지 않으신다.

여든이 넘으셨지만 정치에도 관심이 많으시다.

나는 이름도 모르는  국회의원ᆞ변호사등의 이름도 잘 아신다.



종종 남편의 고향이야기가  대화의 주제가 될 때가 있는데 가끔 남편과 어머니의 기억이 다를 때가 있다.

결론은 늘 어머니의 승이다. 얘기 나누다가 끝이 안 날 것 같으면 신랑이  포기하고 어머니 말씀이 맞다고 하고 끝내기 때문이다.


남편은 우리의 가정사를 다 말하지 않고 어머니는 다 알고 싶어 하신다. 그래서 또 부딪힌다.

자주 한숨을 쉬시고 는 인상을 쓰고 계신다.

아니 얼굴 가득한 주름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의 입장에서  본가는 두 시간 반거리 처가는 6시간 이상걸린다. 그런데 남편은 처가에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리고 친정부모님과 대화하기를 즐긴다.



갑자기 친정부모님 댁에 가자고 한다.

내가 왜냐고 물으면

"장모님이 놀러 오래."

신안에서 단양까지 460km 정도. 왕복 거의 1000km인데 남편은 빨리 챙기라며 먼저 혼자 차에 올라탄다.


수시로 하는 말

"모름지기 엄마는 자애로워야 한다. 자식들은 믿어주고 응원해줘야 한다"이다.


나에겐 아들 셋 딸 셋

손주도 있다.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언제든지 가고 싶은 곳ᆞ보고 싶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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