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 긴장되는 순간

면접날이 다가올 때

by 자유

어떤 순간이 가장 긴장되는가. 소개팅에 나가기 전날 밤? 수능 시험을 보기 전? 취준생에게도 긴장되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면접 전날이다. 면접 날짜가 잡히고 며칠 전부터 떨리기 시작하고 두근되는 마음이 든다. 아, 이번 면접 잘 볼 수 있을까? 꼭 잘 보고 싶은데… 하면서 말이다. 나에게 오늘이 그 당일이었다.


취준에도 시기가 있다고들 한다. 원서를 낼 회사 공고가 많이 올라오는 시기와 상대적으로 잘 올라오지 않는 시기다. 11월 말 즈음은 공고가 매우 적은 시기가 분명하다. 취업 사이트에 들어가봐도 마음에 차는 공고가 거의 없고, 있다고 하면 경쟁률이 100대 1이 넘는 경우가 허다하며, 날짜가 지나도 채용 공고가 별로 올라와있지 않다.


채용 사이트를 들어갈 때마다 ‘오, 여기 지원해야지, 여기도 맘에 들어!’하는 마음이 가득 찼으면 좋겠는데, ‘넣을만한 곳 진짜 없다, 하 보는 게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래도 보물찾기하듯 열심히 공고를 보며 서류를 몇 군데 넣었는데, 그 중 한 군데에서 면접을 볼 수 있겠냐며 연락이 왔다. 하, 이렇게 기쁠 수 있을까? 면접 제의가 들어왔을 뿐인데 내 마음은 벌써 그 회사에 입사해서 열일하는 중이다.


면접 연락이 온 건 너무나 좋았는데, 면접 준비를 하려고 하니 막막하다. 진짜 오히려 멍해지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모의면접을 보듯 질문지를 만들고 답변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텐데, 내 마음이 어디론가 떠나있다. 바다에 가있니? 아니 갑자기 왜?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하면 그걸 생각하는 게 힘들어 다른 데로 시선이 쏠리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내 상태가 딱 그랬다.


면접을 준비하기는 커녕 SNS로 킬링타임만 계속 해댄 나… 오늘 오전이 면접 시간이었는데, 말을 엄청 절었다. 하, 근데 면접 질문이 난이도가 꽤 있는데? 열심히 준비했어야 대답했을 법한 질문들이다. 이렇게 면접을 봐주니까 그런데 나는 오히려 고마웠다. 진심으로 좋은 사람을 뽑고자 준비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 진짜 들어가고 싶은데, 회사에 이런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면접은 끝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침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좋은 경험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떨어졌을 것만 같아 너무 아쉽다. 마음에 드는 회사라 지원한 거였는데… 2주 내로 합/불 여부를 알려주신다고 하니 그것도 감사했다. 면접을 망쳐놓고서도 혹시나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희망을 품는 마음이란… 천천히 다른 회사도 넣어봐야 할 것 같다.


흐아, 인생아 잘 좀 풀려줘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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