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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일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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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 Jun 30. 2019

#17. 반복해서 연습한다고 잘 하는게 아니라니?

세상 바쁜 당신을 위한 독서 뉴스레터, 백일생각

세 줄 요약

① 배움에 대한 믿음을 바로잡아야 한다.
② 성공하려는 욕망을 내려놓을 때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배울 수 있다.
③ 우리 몸은 의지가 아니라 반사적으로 움직인다.


혹시 당신인가요?

① 인간이 배울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고 싶다.

② 운동을 더 잘 하고 싶다.

③ 무언가 시작하려 하면 두려움이 앞선다.



1장. 배움에 대한 믿음 점검하기


'이루고 싶은 모습을 상상하며 횟수를 외워 가며 반복한 후 선생님의 교정을 받는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보통 행하는 방법입니다. 이 기존의 방법과 그에 깔려있는 믿음을 반박하며 책이 시작됩니다. 기술은 나와 동떨어진 어떤 특별한 무언가를 요구하기 때문에 반복해야 하고, 그러면 잘 할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제대로 배우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우선 기존의 낡은 관념을 극복해야 합니다. 00를 하려면 @@해야 해! 라고 갖고 있는 기존의 관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게 우선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노래를 배울 때 저자는 '목을 열고 부르는 것은 거만하며, 노래는 당연히 거만하지 않게(=목을 닫고) 불러야 한다' 는 관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목을 열고 부르라는 교사의 주문은, 이미 알고 있던 노래하기와는 전혀 다른 활동이었죠.

발견한 관념이 정말 옳은 것인지 확인하고, 긍정적으로 대체하면 됩니다. 없애거나 교정하려 들기보다 새로운 방법과 관념을 시도하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 배움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활동을 하는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목을 여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마치 오페라 가수처럼 큰 풍채를 상상하며 부르려고 하니 성공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처럼요!

우리는 맹목적으로 애쓰기보다 뭔가 다른 것을 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려워 보이는 것도 쉽게 해낼 수 있게 된다. (26p)



제대로 배우는 두 번째 방법은 "마음껏 실험하기"입니다. 무언가 잘 되지 않을 때 짜증이나 불쾌감이 올라온다면,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실험은 틀릴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즉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마음껏 시도하고, 실패하고, 이를 반영하여 또 다른 시도를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힐 기회입니다.

그렇다면 왜 마음껏 시도하지 못할까요? 실험을 하면 스스로 무능한 존재라고 생각하거나, 초심자처럼 보이지 않고 싶거나,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망, 즉 자의식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게 가치 있다는걸 알지만 자의식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거죠.

심지어. 실패를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나도 모르는 사이 실패를 유도합니다. 실해할 거라는걸 염두에 두고, '실패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배수진을 치는 것이죠. 새로운 것을 시도할 기회를 차단하거나, 한 가지를 꾸준히 하지 않고 다른 것으로 넘어가거나 어정쩡한 멀티태스킹을 하거나, 배워도 안 될거라고 의심하는 것은 인간의 무의식이 실패를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혹시 우월 콤플렉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은 자신이 우수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고 싶어한다고 말합니다. '하면 할 수 있다'는 가능성 속에 있고 싶기 때문에, 정작 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 '인생이 하는 거짓말'이기에, 이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 자세히 알아보기: 드라마 SKY캐슬에 나타난 우월 콤플렉스


☞ 혹시, 게으른 완벽주의자?

'네까짓 게' 세포가 '아. 내가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 자존심 세포가 '어쨌든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받아친다. 그럼 '네까짓 게' 세포는 '아니, 그니까. 그 제대로 하는 걸 내가 할 수 있겠냐고.' 까칠한 목소리로 공을 넘기고, 그럼 또 자존심 세포가 '아오, 이거 하나 제대로 못하면 뭐 먹고 살래?' 언성을 높이고, '네까짓 게' 세포가 다시 핑, 자존심 세포가 퐁, 그렇게 핑, 퐁, 핑, 퐁, 핑퐁만 하다 하루가 다 간다.

- 브런치 김슬 님의 게으른 완벽주의자에게




세 번째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를 지성적으로 배우기(Intelligent Learning)라고 말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닌 어떻게 배우는지 그 방법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싶은 욕망이 아니라, 뭘 하고자 하는지에서 동기를 얻는 것,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멀리 내다보고 인내하는 것 역시 지성적으로 배우기에 해당합니다.

배움이란 시도와 경험의 과정이지, 머리에 개념들을 쑤셔넣거나 기계적인 반복 연습으로 뭔가를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43p, 존 듀이의 '해보기와 경험해보기' 개념 인용)


특히, 이 세 가지 과정을 방해하는 두려움에 대해 탐구해 보세요. 어떤 두려움인가요? 그 두려움이 생긴 원인은 무엇인가요? 두려움을 극복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두려움은 주로"제대로,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온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두려워질 때마다 '이번에도 못 하면 어떡하지?' 라는 현재의 두려움과 '앞으로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미래의 두려움이 마주한다.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들이랑 광안리 바닷가를 갔었다. 그때 저 멀리 부표가 있는 곳까지 갔었는데, 어느 순간 발이 닿지 않아서 바다에 잠기고 말았다. 그때의 침수로 물에 들어가는 일이 둘워져서, 목욕탕에서도 냉탕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10여 년을 두려워만 하다가 얼마 전, 나는 문득 내 자신에게 '나는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야'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나는 이 선입견의 문장을 다듬기 시작했다. '수영을 못하는'을 "수영을 할 줄 모르는"으로. '할 줄 모르는'을 "배울 수 있는"으로. 선입견은 다듬어져서 '나는 수영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자존감으로 바뀌었다.
- 태재, <스무스> 중에서



2장. 기술의 구성 요소


그렇다면,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것, 즉 '기술'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저자는 이를 몸의 움직임과 심리적 요소, 두 가지로 나누어서 소개합니다.


1) 움직임

행동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반사작용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걷기를 선택하는 과정은 의지이지만, 걷는 행위 그 자체는 반사적으로 일어난다는거죠. 이걸 인식하고 동작을 수행한다면 보다 자연스럽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몸의 흐름이 점점 방해를 받게 됩니다. 기술 수행과 관련 없는, 필요없는 부분을 부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는 거죠. 몸의 다른 부분이 충분히 이완되어 있으면 보다 경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는 경우가 어려운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의도적으로 해야 할 동작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몸의 작용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여러 움직임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배움의 과정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만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2) 심리적 요소

기술을 수행하는 과정은 우리가 인식한 것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과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심리는 인식-주의-협응-움직임 자각-생각 순으로 움직입니다.

테니스 공을 치려면 공의 위치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하죠. 이처럼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수용적 요소(시각/촉각)을 활용하여 인식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그러려면 주의가 필요한 부분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공의 움직임뿐 아니라, 나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는 주의가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는 주의를 거두는 것도 포함합니다.

그 후 인식에 반응해서 동작을 수행하기에 알맞게 몸이 움직여야 합니다. 이 과정을 협응이라 부릅니다. 그러려면 움직임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느 부분의 근육에 어느 정도 힘을 줘서 어떻게 작동시킬지요.

관찰에 맞게 행동이 나올 수 있도록, 행동을 조율하는 것은 생각입니다. 보통 우리는 자신이 명료하게 상상할 수 있는 것, 인식한 것만을 실행할 수 있기에, 정확히 뭘 어떻게 할건지 알고 생각하는 과정이 먼저 진행되어야 합니다.




에디터의 한 마디


자몽 says

제대로 배우는 방법 3가지 중에 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껏 실험하기'에요. 무엇인가를 배우기 전에 가장 덜 실패하고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배우는 중에는 배움의 속도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가 너무 느린건 아닌지 비교하느라, 배우고 나서는 왜 난 이것밖에 못할까 실망하는데에 에너지를 다 쓰는, 저는 자의식 부자거든요(._.) 앞으론 이 에너지를 마음껏 실험하는데에 더 쏟을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당장 다음주 수영장에서부터 실천해야겠어요! (TMI:저는 8개월차 초보수영러입니다)


민트 says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느낌으로써 무언가를 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주관적인 느낌이 배움의 핵심적인 요소라니. 생각해보니 우리는 감정을 통해 상황을 인식하더라고요. 감정이 주는 힌트를 좀 더 믿어도 될 것 같아요. 해본 일보다 안 해본 일이 더 많은 사회초년생인 저는 무언가 배워야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 무엇보다 저의 느낌을 잘 살피자고 다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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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일생각은 100일간 1가지 주제의 책 3권을 읽습니다.

지금은 주제 "배움"의 첫 번째 책, <배우는 법을 배우기>를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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