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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의 꿈 1

by 솔바우


인적 드문 와온의 뻘을 건너
정령처럼 저녁 햇살을 타고 다가오는
코끝 시린 동지섣달 갯바람 무리들

잰걸음의 열정을 내려놓고
땀구멍을 닫아버린 침묵하는 태양은
바닷가 나지막한 산마루에 걸터앉아
시간 속에 개어 넣은 추억을 되새김한다.

작은 심장을 열고 스쳐 간 생명이
남겨놓은 무작위적 발자국을 따라 걸으면
어느덧 시작되는 겨울 소나타

마른 꽃잎들은 깃털이 되어
바람처럼 흔적 없이 흩어지는데
저 앙상한 갈대 줄기에는
작은 소망이 하나씩 끈질기게 매달려 있다.




갯뻘 속에 숨어있는 생명의 흔적들


와온의 찻집에서 바라본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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