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했다. 아니, 한 번도 보고 싶다고도 말하지 못했다. 나는 그런 성격이었다. 마지막 헤어지던 날까지 수년간 우리는 천천히 이별을 준비했기에 정작 그날에 나는 그저 무덤덤했다. 가끔 먼 길을 달려가면 반가움이 식기도 전에 젊은 사람은 활개 치고 다녀야 한다며 어서 돌아가라고 손사래를 치셨다. 어느 날 저녁밥을 먹다가,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앞이 흐려져 수저를 내려놓았더니 아내가 의아해했다. 어머니가 생각나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