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가 날 위로해준다는 것

by sewon

우리는 보통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친구와 기울이는 술 한잔, 아티스트의 음악, 좋아하는 작가의 책처럼

날 위로해주는 것들이 아주 많이 있지만

나에겐 아주 특별한 위로'처'가 있다.

바로 <해운대>이다.


해운대에서 광명찾자!


해운대는 내게 아주 특별하다.

이전에 1년 정도 직장생활로 몸 담은 곳이기도 하고

한창 좋아했던 영화제를 수년간 온몸으로 즐긴 곳이다.

지금은 해운대를 떠나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마음이 울적하거나 답답할 때면

버스로 2시간을 달려 종종 오곤 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날 맞아주는 가벼운 바다 냄새와

시원한 바람, 따사로운 햇살이 기분을 들뜨게 해 주고

뱃속 깊숙이 들이마신 숨을 하- 하고 소리 내어 내뱉으면

묵은 답답함이 쑥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

날씨가 좋은 날 오면 금상첨화겠지만 흐린 날의 해운대 또한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축축한 바다향이 마음을 적시고 축 가라앉은 기분은 또 다른 위로가 된다.


해운대 메인 스트리트



해운대 전철역에서 바닷가로 가는 주 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관광객, 외국인,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다들 행복해 보이는 탓은 내가 해운대에 와서 좋기 때문일까.

풀어진 내 마음 덕분에 모두들 즐거워 보이고 그 덕에 기운을 얻고 간다.


날씨가 정말 따듯한 날에는 해수욕장 계단에 앉아 햇빛을 쬔다.

얼굴과 피부가 타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 계속해서 깊은 호흡을 반복하면

어느샌가 내가 웃고 있다는 사실에 또 피식 웃게 된다.

해변에 앉아 놀러 온 사람들과 탁 트인 바다, 갈매기 소리를 보고 듣고 있으면

평화로워지는데 가끔은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날 정도다.

(실제로 눈물을 흘린 적은 없다.)


크...


밤이 되면 해운대 주 거리에 술집들이 문을 열기 시작하고

반짝이는 간판들이 거리의 공기를 반겨준다.

낮의 익숙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180도 반전 드라마처럼 활기를 띤 도시로 변모한다.

그런 매력을 보여주는 곳이라서 하루 종일 있어도, 매일 와도 질리지가 않는다.

해운대에 오면 마음이 좋다.

행복해지고, 위로가 된다.



올때마다 다른 느낌


그런 장소가 있다.

이름을 되뇌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웃게 되며,

발길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짜릿해지고 좋은 향기가 나는,

행복에 겨워지는 그런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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